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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한푼 아쉬운' 금호산업, 보증금 반환소송 비용 '골머리'2500억원 에스크로 계좌 예치…패소시 지연 이자도 지급해야 '부담'

박상희 기자공개 2020-09-16 09:57:0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4일 11: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M&A '노딜' 선언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에 계약 이행보증금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호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차입금 상환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인데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송비도 재무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격의 10%인 2500억원을 금호산업에 지급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14일 "이행보증금은 현재 에스크로 계좌에 있어서 3자가 오케이 해야 인출할 수 있다"면서 "현대산업개발이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스크로 계좌는 은행 등 제3자에게 대금을 예치하고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상대방에게 교부할 것을 약속하고 인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노 딜' 책임이 금호산업에 있다며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현대산업개발이 밝힌 법적 대응이 2500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금호산업도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그간 있었던 재계의 이행보증금 결과도 엇갈린다.

한화그룹은 산업은행과의 이행보증금 3150억원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기한 내에 최종계약을 하지 못하면 이행보증금을 갖는다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따라 한화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한화는 계약 무산의 주요인이 확인 실사를 하지 못한 데다 최종계약 체결 전 검토가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도 받지 못했던 점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한화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나온 대법원의 한화 판결 사례를 이미 참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고, 재실사도 수차례에 걸쳐서 요구했다. 노딜 선언 이후 법적 소송에 대비한 행보 아니었냐는 분석이다.

금호산업도 참고할만한 사례가 있다. 동국제강이 2011년 제기했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은 패소로 귀결됐다. 법원은 4개월간 충분한 자료 검토 시간이 있었고 입찰 대금(4600억원)에 비해 이행보증금(231억원) 규모가 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금호산업 측은 주식매매계약이 지난해 말 이뤄졌고 당초 유상증자 납입일이 4월 초였는데 현대산업이 이 시기를 미루면서 재실사를 요구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코로나19 사태를 법원이 어떻게 해석할지다. 현대산업개발은 정보 제공 부족과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를 주요 이유로 들어 재실사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으로선 승소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다만 장기간 지속될 법적 공방을 금호산업이 버텨낼 체력이 되는지가 변수다. 한화의 경우 최종 판결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소송비 등 법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만약 패소할 경우 지연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

6월 말 기준 금호산업 부채비율은 252%다. 단기차입금 694억원, 유동성 사채 308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393억원으로 1년 이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가 1395억원이다. 같은 기간 (개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1310억원이다. 대형 로펌 선임 비용 등을 감안하면 장기간 소송전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한푼이 아쉬운 금호산업으로서는 현대산업개발과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도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승소하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충격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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