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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은행 개점휴업]증권사 PBS 신규수탁 업무 사실상 중단운용업계 "수탁사 찾기 더 어렵다"…금감원 행정지도, 운용 감시체계 시스템 구축 난제

이효범 기자공개 2020-10-05 08:04:2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10: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탁대란 속에서 그나마 활로를 제공했던 증권사 PBS(프라임브로커)가 사모펀드 신규수탁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하고 있다. 금감원 행정지도 시행으로 감시와 견제기능이 주어지면서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는 게 큰 원인이다. 또 펀드 운용을 상시 감시해야 하는 가운데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수탁은행 신규수탁 꺼려, PBS 창구마저 막힐라 '우려'

2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PBS들이 신규 사모펀드 수탁을 받지 않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부 PBS에 대해서는 수탁업무를 잠정중단한 게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달 신규 펀드를 설정할때 수탁을 해줬던 PBS들이 최근에는 웬만하면 받지 않으려는 분위기"며 "그동안 PBS를 통해 가까스로 수탁사를 구했는데 이마저 막힐 조짐"이라고 토로했다.

펀드 수탁 관련 주체는 크게 운용사의 지시를 이행하는 신탁업자와 단순히 펀드 자산을 보관하는 수탁업자로 나뉜다.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시중은행 등 수탁은행과 증권사 PBS가 이같은 업무를 맡는다.

엄밀히 따지면 수탁은행과 PBS의 역할은 사뭇 다르다. 가령 운용과정에서 증권사의 매매, 대차, 스와프 등을 활용할 경우 운용사는 펀드를 PBS에 수탁하고, PBS는 다시 자산보관업무를 맡는 수탁은행에 펀드를 재위탁한다. 다만 PBS를 활용하지 않는 펀드라면 수탁은행이 신탁업무와 수탁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도 한다.

시장에 충격을 불러일으킨 옵티머스펀드 대부분은 PBS를 쓰지 않고 수탁은행에 바로 펀드를 맡겼다. 그런데 환매중단 사태가 터지자 수탁사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불거졌고, 수탁은행들은 위축됐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수탁사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돌입했다. 전수조사에서 수탁사는 서류상 기재된 펀드 편입 자산내역을 실제 보관하고 있는 자산과 일치여부를 검증한다. 적은 인력으로 이같은 업무를 실시하다보니 신규 수탁을 거의 받지 않았다.

이 와중에 증권사 PBS가 헤지펀드 신규 설정의 가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그동안 업무상 관계를 구축해온 PBS를 돌파구로 삼았다. PBS를 거쳐 선별된 일부 펀드에 대해 수탁사가 예외적으로 받아주는 사례들도 있었다.

◇월 1회 펀드 자산내역 점검...펀드운용 감시 '막막'

문제는 최근들어 PBS 마저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지난 7월말 사모펀드의 건전한 운용을 위한 행정지도안을 내고 지난 8월부터 시행했다. 이를 통해 PBS를 포함한 수탁사에 감시와 견제 의무를 부여했다.

행정지도안에 따르면 수탁사는 매월 1회 이상 해당 사모펀드 운용사와 펀드재산 목록 등 펀드의 자산보유내역을 비교해 이상유무를 점검하고 증빙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이는 행정지도 시행일이 포함된 다음달인 9월부터 적용됐다. PBS가 펀드 수탁업무를 수탁은행에 재위탁했다고 해도 결국 이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A증권사 PBS 관계자는 "금감원 행정지도가 본격화 되면서 웬만하면 신규 수탁을 받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중단한 건 아니다"며 "꼭 해야할 것으로 판단하는 펀드에 대해서는 신규 수탁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B증권사 PBS 관계자는 "PBS마다 온도차가 있긴 하겠지만 사모펀드 전수조사, 행정지도 시행 등으로 현재로서는 신규 수탁을 받을 여력이 없다"며 "또 펀드 수탁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수탁은행에 재위탁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더 큰 고민거리도 있다. 금감원이 수탁사를 대상으로 한 행정지도안 중 또 하나는 '펀드운용 감시'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됐지만 PBS들은 최근까지 2개월 가량 윤곽조차 잡지 못했다. 실무차원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화된 가이드라인이 없어 PBS들은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다.

C증권사 PBS 관계자는 "펀드운용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다른 PBS나 금투협과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있지만, 금감원의 뚜렷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어떤 체계를 구축해야 할지 밑그림 조차 그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석 이후 업계의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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