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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채널 만든 한화생명, 설계사 유입 '문턱 낮추기' 김동원 상무 아이디어, 신채널추진실 주도…신계약 확대 전략 연장선

이은솔 기자공개 2020-10-21 07:44:3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이 보험설계사 모집을 위한 디지털 채널을 만들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올해부터 전속설계사 모집 요건을 간소화하고 설계사 수를 늘리는 등 채널 확대 전략을 펴 왔다. 신입 설계사 유입 '문턱'을 낮춰 설계사 조직을 키우고 신계약을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날 자사의 디지털 영업 채널 라이프엠디(LIFE MD)를 신규 론칭했다. 라이프엠디는 설계사 모집, 교육, 활동 등을 모바일로 진행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쉽게 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고 실적 부담 없이 원하는만큼 일할 수 있다는 컨셉이다.

라이프엠디 제도는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책임자(CDSO)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김 상무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 담당 부서는 신채널추진실로 한화생명의 영업총괄 겸 신채널추진실장을 맡고 있는 구도교 전무가 지휘한다. 신채널추진실 아래 라이프엠디 담당 TF팀을 꾸려 1년 반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출처 : 라이프엠디 어플리케이션)

타겟은 기존 설계사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던 프리랜서나 가정주부 등이다. 일반적으로 신규 보험설계사가 되려면 보험사가 제공하는 오프라인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뤄야 하지만 라이프엠디는 어플을 통해 강의와 시험문제 테스트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신규 채널 도입 목적을 설계사 문턱 낮추기로 해석하고 있다. 현장에 직접 나와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고 전업 설계사가 아닌 'N잡러(직업을 여러 개 겸하는 사람)'로도 수익 창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라이프엠디의 마케팅포인트다.

라이프엠디 채널을 통해 새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설계사들은 한화생명 전속설계사로 집계될 예정이다. 제한된 설계사 파이에서 구인난에 시달리기보다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 파이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프리랜서나 긱워커를 타겟으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금융지식을 높이고 돈도 벌게 하겠다는 게 도입 취지"라며 "라이프엠디 제도를 통해 유입된 신규 설계사는 한화생명 전속설계사로 위촉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초부터 전속 설계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2015년 21000명에서 2019년 18000명까지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던 한화생명의 등록 설계사수는 올해부터 반등했다. 2020년 6월말 기준 등록 설계사는 19500명 가량으로 반 년만에 1400명 증가했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은 올해 초부터 신인 설계사의 도입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채널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신입 전속설계사로 인정받는 판매 실적 기준을 기존 월 환산 50만원에서 5만원으로 크게 내렸다. 여기에 신입 설계사를 두 명만 모집해도 팀장으로 임명해 운영비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루키팀장' 제도까지 도입하며 설계사 조직 확대에 비용을 쏟았다.



라이프엠디 제도 도입은 이런 설계사 확대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관측된다. 라이프플러스 플랫폼에서는 실적 부담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초 실적 기준을 완화하면 문턱을 낮췄다면 강의 수강이나 자격증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설계사 진입 문턱을 아예 없애고 있는 셈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원수사와 GA들은 조직을 키우려고 하고, 설계사들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구인난'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기존 설계사가 아닌 아예 새로운 파이를 발굴하겠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건은 설계사의 정착 여부가 될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생업을 위해 전업으로 활동하는 보험설계사와 달리 라이프엠디가 타겟팅하는 층은 전업주부나 프리랜서, 긱워커(단기계약 일회성 노동자)다.

초기 자격증 취득이나 본인, 지인의 보험 '셀프 설계'에 그치고 꾸준히 설계사로 활동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초기 사업 정착에 발생하는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라이프엠디를 통한 설계사의 초기 정착을 위해 자격시험 응시료를 지원하고 설계사 시험에 합격하면 위촉금 50만원도 지급한다. 위촉금만 받고 보험영업은 하지 않는 '체리피커'가 발생할 경우 사업비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사업비를 절감하려는 보험사들은 일부러 비능률 설계사 조직을 축소하기도 하는 추세"라며 "설계사의 정착률이 떨어지거나 실질적 매출 발생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업비 부담만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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