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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모습' 되찾는 포스코, 순차입금 11년만에 5조원대 최정우 회장, 현금중시 경영 '강조'

박기수 기자공개 2020-10-28 08:17:1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순차입금(보유 차입금에서 보유 현금을 제한 값) 규모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수 이전 수준으로 작아지면서 탄탄했던 재무구조를 재구축하는 데 청신호가 켜졌다. 철강업계 업황 악화와 함께 맞물린 코로나19 사태로 '현금 쌓기'를 최우선순위로 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성과다.

이달 23일 포스코는 3분기 실적발표회를 열며 분기 실적과 재무구조 등을 밝혔다. 포스코가 밝힌 3분기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약 5조7000억원이다. 작년 말(9조원)보다 36% 줄어든 수치다.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5조원대 이하로 줄어든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08년 이전 사실상 무차입경영의 신화를 써내려갔던 포스코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해 대규모 외부 차입을 일으켰다. 실제 2007년 말 1조원 미만에 그치던 순차입금은 2008년 말 5조3000억원대로 늘었고,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수를 마무리지었던 2010년에는 당기 말 순차입금이 14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재무구조가 악화한 시기를 살펴 보면 정준양 전 회장이 포스코그룹의 수장일 때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수 이후에도 정 전 회장은 외형 확장에 몰두했다. 매출과 계열사 수의 절대 규모는 커졌지만 내실을 잃었다. 2008년 A1(무디스 기준) 등급이었던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2013년 Baa2까지 추락했다. 후임 권오준 전 회장의 우선순위가 재무구조 개선이 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중순 그룹 수장이 된 최정우 회장 역시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 회복과 재무 건전성 강화를 목표로 합칠 회사는 합치고 팔 자산은 과감히 매각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전방 산업에서는 재앙과 같은 악재 탓에 최 회장의 선택은 기초체력 늘리기가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최정우 회장(사진)은 포스코 재무실장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재무본부장, 포스코 최고재무관리자(CFO) 등 사실상 그룹 파이낸스 스토리의 산 증인이다. 최 회장이 상무였던 시절 재무 위기를 경험했던 포스코는 최 회장을 수장으로 맞이한 후 3년 만에 옛날의 단단했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포스코의 재무 악화 요인이었던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재무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분기 실적발표 자료 등에서 '현금중시 경영활동'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해 3분기 말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5조6406억원, 3조196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76%다. 2018년 말 242%, 작년 말 194%에 이어 꾸준히 부채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러한 포스코의 노력을 시장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가 올해 정기평가에서 부여한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Baa1(안정적) 이다. 일본제철은 Baa2(부정적)으로 포스코보다 한 단계 밑이다. 글로벌 1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은 Ba1(안정적)으로 투자적격 단계에서 강등된 상태다.

탄탄해진 재무구조와 함께 포스코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으로 조명받고 있는 친환경 산업군에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 초 선제적으로 친환경차 판매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라면서 "전기차 및 풍력·태양광·수소 등 친환경산업 중심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판매 활동을 강화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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