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곳간 채운 휴림로봇, 삼부토건 지배력 '키' 쥐나 [오너십 시프트]②올해 CB로 200억 조달, 1000만주 처분 계획도 철회

박창현 기자공개 2020-11-03 07:16:22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부토건 지배구조가 요동치면서 현 대주주인 휴림로봇의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휴림로봇은 이미 3년 전부터 삼부토건 M&A의 중심에 서 있었다. 최근 들어 삼부토건 보유 지분을 팔기로 했던 계획마저 철회했다. 투자 실탄까지 넉넉히 확보하고 있어 향후 지배구조 재편의 키를 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부토건의 파란만장한 '새 주인 찾기'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1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부토건은 6년만인 2017년에 재기의 기회를 잡는다. 당시 휴림로봇(옛 DST로봇)을 필두로 한 인수 컨소시엄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회생 절차 또한 종결됐다.

하지만 이후 기존 경영진 및 노동조합과 마찰이 불거지면서 인수 8개월 만에 경영권을 산업용 계측기 제조업체 '우진'에 되팔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마저도 노조와의 분쟁이 격화된 데다 경영 환경까지 급변하자 거래가 지연됐고 결국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그 사이 코스닥 상장사인 '코디엠'이 새롭게 등장해 지배구조를 정리했다. 투자 자회사를 활용해 삼부토건 지분을 취득했고, 더 나아가 우회 지배 통로까지 확보했다. 휴림로봇 최대주주였던 '에이치엔티' 유증에 참여하면서 '코디엠→에이치엔티→휴림로봇→삼부토건'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 지배체제마저 1년도 안 돼 와해됐다. 코디엠이 주가 급락으로 반대매매 이슈에 휩싸였고, 결국 올해 들어 삼부토건 지배고리가 모두 끊어졌다.


격변기가 도래하자 시장의 이목은 다시 한번 휴림로봇으로 향하고 있다. 삼부토건 M&A의 최초 설계자인 데다 현재 투자 실탄 또한 넉넉하기 때문이다. 휴림로봇 최대주주는 현재까지 에이치엔티다. 에이치엔티 대주주는 코디엠에서 동양건설기업으로 변경된 상태다.

에이치엔티 대주주가 바뀐 데다 휴림로봇 지분율도 6%대에 불과해 양 사간 연결고리는 점차 약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에이치엔티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휴림로봇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휴림로봇이 향후 독자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아래 삼부토건 투자 전략을 짤 가능성이 높다.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올해 초 9, 10, 11회차 CB를 연달아 발행해 총 2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조달했다. 이화전기공업과 휴림기술투자2호조합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자금 조달 목적 대부분이 '타법인 증권 취득'이라 명분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최근 삼부토건 지분 매각 결정을 철회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휴림로봇은 당초 지난달까지 삼부토건 지분 1000만주를 '웰링턴PE'에 팔기로 했다. 하지만 거래 종료일 즈음에 전격적으로 매매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삼부토건 최대주주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 거래가 마무리되면 전체적인 투자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휴림로봇은 현재 피데스투자조합과 타워브릿지투자조합을 대상으로 총 4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납입일은 다음달 27일이다. 유증 거래가 완료되면 지배구조와 재무구조가 보다 안정화되는 만큼 이후에 중대 경영 사안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휴림로봇 관계자는 "삼부토건에 대한 투자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 거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중지가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