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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사모펀드 탈출구는]OEM펀드 '네거티브'로 걸러야…위법사례 '적시' 필요⑦포트폴리오 논의 '양성화' 요구…해외선 처벌법 사라져

허인혜 기자공개 2020-11-05 13:09:28

[편집자주]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끊이질 않는 악재로 사모펀드가 미운오리로 전락했다. 싸늘하게 식어버렸지만 모험자본 공급과 대체투자 상품이라는 핵심 정체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산업자본과 투자자금의 연결고리로서 사모펀드는 버릴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이에 더벨은 사모펀드 시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생존 및 공존을 위한 방향과 대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3일 0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펀드의 처벌 대상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직접적 위법 사례로 탈세를 위한 상품이나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펀드 설정 등을 명시해 제재 대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논의를 거친 펀드는 OEM펀드로 철퇴를 내리기보다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위법사례 아닌 합법사례 고른 '광범위한 네거티브'

OEM펀드는 자산운용사가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운용한 펀드를 가리킨다. 금융당국은 OEM펀드가 투자자 수익률 제고보다 피투자사의 투자자금 유치, 투자자의 탈세, 판매사의 개인적 이익 추구 등을 위해 운영될 부작용을 우려해 단속한다.

문제는 OEM펀드를 골라내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OEM펀드를 솎아내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채택한 네거티브 방식은 통상적인 의미의 네거티브 방식과는 다르다. 위법 사례를 지정하고 그 외에는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일반적 네거티브 방식과 달리 금융당국은 'OEM펀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명시했다. OEM펀드가 아니라고 지정한 사례 외에 판매사와 운용사간 소통이 이뤄진 펀드 모두를 OEM펀드로 보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포지티브 규제보다 더 광범위한 대상을 처벌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명시한 'OEM펀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투자대상·운용방법 등을 특정하지 않고 판매사와 펀드 설정 등을 위한 고객수요, 시장동향 등을 논의하거나 ▲펀드 설정, 운용 등과 관계없는 펀드 판매동향 등 일반적 수준의 정보를 판매사와 교류 ▲운용사 판매사간 협의내용 기록보관, 판매사 협의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유지·관리하는 등이다.

운용사뿐 아니라 판매사도 처벌받는다. OEM펀드 판매사 징벌은 자산운용사 징계와 같은 수준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OEM 펀드를 운용한 자산운용사에 대해 1억원 이하 과태료, 해당 자산운용사 기관 제재 및 임직원 제재를 부과한다.

판매사와 운용사가 논의한 펀드 자체를 OEM펀드로 판정하다보니 '피해자 없는 징계'도 나타난다. 실례로 지난해 NH농협은행은 투자자에게 플러스(+)수익률을 남긴 펀드가 OEM펀드로 의심된다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농협은행이 2017년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아람자산운용을 통해 설정한 회사채 펀드가 문제가 됐다. 당시 농협은행은 법적 근거인 미래에셋방지법이 제정되기 전 설정된 펀드인데다 손실이 없다는 이유로 반발했다. 결국 증권선물위원회도 당초의 과징금 대비 대폭 낮춘 20억원을 벌금으로 부과했다.

◇우량 포트폴리오 논의·지수추종형 양성화 필요…해외사례 발맞춰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OEM펀드의 처벌 대상이 지나치게 방대하다는 입장이다. OEM펀드가 아닌 사례 외의 건들을 OEM펀드로 본다면 선의로 포트폴리오를 교류한 펀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반발이다. 고객수요나 시장동향을 토론하면서 투자대상이나 포트폴리오를 특정하지 않는 대화가 가능하느냐는 반문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OEM펀드에 해당하는 사례를 지정해 이외의 펀드들을 양성화해야 한다고 봤다. OEM펀드의 처벌 목적이 피투자처와 판매사의 개인적인 이익 추구를 방지하는 것이라면 투자자 수익을 위한 우량 포트폴리오는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OEM펀드 처벌의 당초 목적인 판매사의 사적 이익추구는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판매사의 우월적 지위에 따른 OEM펀드 양산도 제재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판매사와 운용사가 의견을 교류해 우량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도 시리즈펀드 규제로 단발성으로, 또 OEM펀드 규제로 아예 설정을 못하는 등의 부작용도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초자산에 따른 합리적인 OEM펀드 판정도 필요하다고 운용업계는 말했다. 운용역이나 판매사의 자의적 운용이 어려운 펀드의 경우 OEM펀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판매됐던 DLF 등 파생결합상품의 경우 추종지수가 정해진 상품으로 운용 개입이 어려운 만큼 OEM펀드로 분류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OEM펀드 처벌 규정을 해외 선진국 사례에 맞춰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에 사모펀드가 뿌리 내린 지 20년이 지난 만큼 사모펀드 발전사에 맞춰 처벌 대상 펀드도 다각적으로 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OEM펀드 처벌 규정의 모체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거래통합지침'도 올해 3월 폐기됐다. 시리즈펀드와 OEM펀드에 동시 적용되는 '미래에셋법'은 SEC의 거래통합지침을 근거로 삼았다. ESC는 개정안을 통해 개개의 증권발행이 공시의무를 준수했다면 증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유럽에서는 아예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운용과 보험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니버셜 뱅킹(Universal banking)' 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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