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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중견 패션]대현, 지속성장 비결은 '재고관리' 노하우③재고자산 비중 30%대 중반 유지…'워크아웃' 전력에서 비롯

정미형 기자공개 2020-11-09 06:29:09

[편집자주]

국내 중견 패션업체는 대기업 덩치에 눌리고 신생 기업 성장에 치이고 있다. 자체 브랜드의 인지도를 발판으로 패션 시장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성장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벨이 중견 패션업체의 현주소와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4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성복 1세대 패션 업체인 대현은 중견 패션업체 중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다. 매출 성장은 소폭이지만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적자 한 번 내지 않고 이익을 끌어올려 왔다.

대현은 1977년 설립된 여성복 전문 업체다. 여성복 제조와 판매를 주 사업으로 하며 모조에스핀, 듀엘, 주크, 씨씨콜렉트, 블루페페 등 백화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중견 패션업체들이 여성복을 시작으로 남성복, 영캐주얼 브랜드로 사업을 다각화해온 것과 달리 대현은 여성복 5개 브랜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경영은 창업주인 신현균 대현 회장과 함께 신 회장 조카인 신윤건 대현 대표이사가 총괄하고 있다. 신 회장 장남인 신윤황 씨도 상무로 재직 중으로 오너 2세 체제를 구축 중에 있다.


◇재고 부담 줄여 영업이익률 7% 눈앞

대현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2996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 실적이다. 지난 10년간 실적 부침이 있긴 했지만 중견 패션업체 중에선 수익성은 손에 꼽힐 정도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7%에 가깝다. 같은 기간 한섬이 8.5%로 동종 업계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치다. 대기업인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1.8%에 그쳤다.

대현은 실적 비결을 재고관리에서 찾는다. 패션업체에 가장 큰 부담은 재고 부담일 만큼 재고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패션 트렌드는 빠르고 시기를 지나친 의류는 재고로 쌓이는데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각종 할인이나 행사 등은 다시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게다가 재고 물량이 너무 많을 경우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 결국 재고관리가 손익관리와 직결되는 셈이다.

대현은 1999년 워크아웃 실시 이후부터 재무구조 개선과 재고자산 관리에 초점을 맞춰왔다. 당시 IMF 외환위기 이후 내수 부진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각종 재무구조 개선 노력 끝에 2001년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성공했다.

지난 10년간 재고자산 비중도 30% 초중반에 맞춰져 있다. 2017년 32%에 머물던 재고자산이 2018년부터 2년째 36%대에 머물고 있긴 하지만, 시장 경쟁이 심화된 점과 경쟁업체 재고자산 비중이 40%대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수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된 만큼 특히 재고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매출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 생산과 재고 유지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현은 40년이 넘는 업력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기본적인 브랜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어 재고 관리 시스템은 확실하게 갖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대현 관계자는 “매년 적정 재고를 유지해 재고에서 발생하는 손실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적정 재고 유지를 통해 영업이익 측면에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사몰 '대현인사이드' 론칭…온라인 강화 신호탄

대현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오랜 업력만큼 브랜드 수명도 오래됐지만, 브랜드 타깃 대상층이 고정된 만큼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면서다. 주기적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시도하고 브랜드 모델을 교체하며 브랜드 저변을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그간 대현은 온라인 진출에 보수적이었다. 자사몰은 잘 구현한다면 언택트 소비의 수혜를 얻을 수 있지만, 성공하기까지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탓이다. 관련 인력도 필요하고 이를 홍보하기까지 각종 광고비와 비용도 발생한다.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수차례의 시뮬레이션을 거친 끝에 직영 자사몰인 ‘대현인사이드’를 오픈했다. 아직 오픈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자사몰을 잘 꾸려갈 수 있다는 확신이 바탕에 깔려있다.

'대현인사이드' 홈페이지

자사몰 등 온라인 사업은 오너 2세인 신 상무가 이끌고 있다. 온라인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신 상무의 과감한 전략과 빠른 업무 진행 덕에 지금 같은 온라인 전환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대현은 향후 한섬처럼 자사몰을 키우고 온·오프라인 균형을 맞춰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해 국내 내셔널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패션 수출 업체들은 선방하고 있지만, 내수 업체들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대현은 내수 판매 비중만 98%를 넘나든다. 현재 대리점과 백화점, 상설점 등 매장만 총 520여개를 운영 중이다.

다만 아직 온라인 분야는 걸음마 단계에 멈춰있어 대현의 오프라인 영향력을 온라인으로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빠르게 온라인 전환을 시도한 한섬이나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 등의 사이트와도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 자사몰 고도화가 과제로 남아있다.

앞선 대현 관계자는 “자사몰인 대현인사이드는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고 있다”며 “현재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로 자사몰을 통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온라인 홍보도 하고 매출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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