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 "기안기금 기준 변경 절실" 증자 성공 불구 코로나19 탓 추가 자금 소요 가능성 상존
김경태 기자공개 2020-11-13 09:02:1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2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웨이항공이 재시도 끝에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자금 소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측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을 기대하지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금융당국 등에 변경을 요청하는 상황이다.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668억원 규모 증자를 위해 이달 5일부터 6일까지 구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다. 청약률은 99.85%를 기록했다.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가 배정물량 약 313억원 규모를 모두 청약해 순조롭게 진행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은 "증자로 확보한 돈으로 겨울은 나지 않겠나 생각한다"라며 "이번 자금 조달로 끝났으면 좋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달 벌어 한달 살기가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증자로 조달한 돈 전액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항공기 리스료 및 정비료, 유류비, 조업비 등 운영비에 쓰인다. 사용시기는 내달부터 내년 4월까지로 계획을 잡았다. 당면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여객 영업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리스크라는 얘기다.
티웨이항공은 향후 정부와 금융당국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이번 증자 성공을 위해 지난달 3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며 사활을 걸었다. 향후 그룹 내부에서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기안기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총 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 수 300인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근로자 수는 충족하지만 총 차입금은 미달한다.
정 사장은 "코로나19 이전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해왔고 부채 증가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리스부채가 늘어난 것이었다"라며 "부채가 많은 상황이라면 건실한 기업은 부채를 가급적 줄이려 노력하는 게 정상적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발병 전인 작년 말 티웨이항공의 연결 부채비율은 76.6%였다. 올해 상반기말에도 84.9%에 불과하다. 부채총액 5888억원 중 리스부채(유동 776억원, 비유동 2617억원)이 대부분이다. 차입금은 올해 산은,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단기차입금 476억원이 유일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티웨이항공이 증자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에서 지원의 시급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돼 향후 지원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안기금 조건 변경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앞으로 코로나19로 제2, 3의 위기가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염려가 든다"며 "이미 정해진 기준이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에 미래 대비를 위해 기준 변경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 중 제주항공이 좋은 선례를 마련하기를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제주항공은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안기금' 형태의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이자율이 높은 기안기금 비중을 줄이고, 올해 상반기와 유사한 대출 지원 등이 협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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