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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강소 우리카드, 톱티어 자금조달 비결은 맨파워"조성락 우리카드 경영기획본부장

이장준 기자공개 2020-11-17 07:39:4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6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늘 조달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통상 신용등급에 따라 조달금리가 결정된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예외다. 신용등급이 경쟁사보다 높지 않고 규모도 작지만 조달 측면에서는 업계 '톱티어'로 꼽힌다.

금리 경쟁력의 비결은 '맨파워'에서 나온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우리카드에 자금 부문 선수들이 다 모여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조성락 우리카드 경영기획본부장(사진) 상무를 만나 이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우리카드의 장기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에 비하면 한 노치(notch) 낮은 수준이다. 총자산과 순이익도 전업계 카드사 중에서 두 번째로 작은 편에 속한다. 우리카드의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10조8263억원,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7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독 조달 측면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조 상무는 "신용등급이나 덩치를 봤을 땐 다른 카드사들보다 뛰어나지 않다"며 "대신 조달 코스트만 놓고 보면 업계 2위 수준의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비용 측면을 떠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장을 선도해왔다. 지난해 4월 사회적채권 1000억원을 발행하며 국내 카드사들의 ESG채권 발행 열풍의 시초가 됐다. 그해 11월에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2억달러 규모의 소셜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올 4월에도 글로벌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을 단독 투자자로 약 33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이끌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국내 투자는 처음이었다. 지난달에는 국내 여전사 최초로 포모사본드 1억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조 상무는 우리카드가 '조달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작지만 강한 조직을 바탕으로 우월한 자금 조달력을 갖춘 데 자부심이 내비쳤다.

그는 "2013년 우리카드가 은행에서 분사하면서 채권 시장을 대표하는 능력 있는 플레이어들을 영입했다"며 "자금부 인원은 9명에 불과하지만 맨파워로 따지면 업계 톱"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우리카드 자금 인력은 '일당백'으로 통한다는 후문이다.

조달비용을 낮추려면 무엇보다 채권 발행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글로벌 변동 상황을 읽어내면서 투자 여력이 커지는 국가나 시장을 캐치하는 능력이 관건이다. 환율 등에 따라 총비용도 달라지니 고려해야 하는 변수도 많다. 지속적이고 탄탄한 네트워크도 딜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이번 포모사본드 건도 장기적으로 접근해 거둔 결실이다. 조 본부장은 "대만에서 자금이 풍부해 한국물에 투자하려는 니즈가 있는 걸 파악하고 2~3년 전부터 관계를 쌓아왔다"며 "기존 국내에서 조달한 것과 비교해 거의 반값 수준인 60~70bp 낮은 금리로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워낙 자금 사정에 밝다 보니 딜 구조를 투자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2022년부터 전 세계 금융시장의 지표금리로 활용되던 리보(LIBOR) 고시가 중단될 예정인 만큼 당시 금융사들은 3년물 이상의 금리 조건을 결정할 때 애를 먹었다. 우리카드는 주관사, 투자자 측에 관련 이슈를 제기하고 법률 검토를 거쳐 새 기준을 정립했다. 그 덕에 리보 공시가 막힌 뒤에도 유효한 5년 만기의 변동금리부 사채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조 상무는 "투자자에게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열어주면서 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며 "투자자가 마진을 조금 덜 남기는 조건을 제시해 조달에서 이점을 살렸다"고 전했다.

3~4월 자금경색이 워낙 심했기에 이 딜은 깨질 뻔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마무리 단계에서 흔들렸으나 그동안 공들인 시간을 날릴 수 없다고 판단해 양측이 속도를 내 마무리했다. 그는 "당시 여전사들이 단기물의 금리를 가리지 않고 받을 만큼 위기 상황이라 일주일만 늦었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카드를 마지막으로 이후 다른 카드사들과 추진하던 모든 딜이 중단됐다"고 회상했다.

이런 이유로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해외 조달 비중을 관리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헤지를 기본으로 하지만 조달 부문에서 해외 비중은 다른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15%에 약간 못 미친다"며 "유럽, 대만, 일본 등 차입하는 국가나 만기 구조도 골고루 가져가려 한다"고 밝혔다.


1962년생인 조 상무는 1980년 선린상고, 1987년 건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에 발을 들였다. 이후 '재무통'이라 불릴 만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1999년 재무관리부를 시작으로 재무기획팀, 회계부에서 활약했다. 잠시 낙성대역지점과 일산지점을 거친 뒤 카드사업본부로 발령받았다.

2013년 우리카드 분사와 함께 우리카드에서 경영지원부 부장을 맡게 됐다. 이듬해 재무관리부 부장을 역임한 뒤 2017년 전략기획부 상무가 됐다. 2018년부터는 줄곧 우리카드 경영기획본부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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