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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GS건설, 인프라코어 인수 장기전 판단…실사 지속본계약까지 TF 유지…DICC 패소시 증자 가능성 염두 관측도

신민규 기자공개 2020-11-26 10:17:0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5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느지막히 합류한 GS건설이 본입찰에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갔다. 응찰가를 적어내지 않고 내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실사를 지속하는 장기전 태세를 취하는 분위기다.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예비인수후보자와 협상을 이어갈지는 전적으로 매도자 재량에 달려있다. 실사자료의 기밀사항을 감안하면 본입찰 참여자와 거래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딜의 경우 참여 자체가 적었고 만족스러운 인수가격으로 연결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예비인수후보자를 완전히 외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GS건설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24일 본입찰에는 응찰하지 않았다. 신사업부문 주도로 대규모 TF를 꾸려놓고 법률자문사로 율촌을 선정해둔 상황에서 의외의 행보를 보였다.

표면상으로는 관망세를 취한 꼴이 됐지만 내부적으로는 본입찰 이전과 마찬가지로 실사를 지속하고 있다. 응찰가를 바로 적어내기엔 실사가 워낙 부족했다고 보고 확보한 자료 수준에서 매도자 측에 질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추가 자료요구가 아닌 질의응답 선에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본입찰 응찰자와 거래가 진행되더라도 거래 단계상 변수가 워낙 많아 두산그룹이 최종적으로 예비인수후보자에도 인수가격을 문의해올 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변수 등이 연말까지 이어진 점도 작용하고 있다.

GS건설의 전략은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는 확연하게 대비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우선협상자 지위를 따내 딜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반면 GS건설은 정확한 인수가격 산정이 되기 전까진 움직이지 않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딜 주도권은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등 적정 인수가를 제시한 후보군에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다. 그럼에도 GS건설이 이번 딜을 장기전으로 판단한 것은 본계약까지 쉽게 끝날 딜이 아니라고 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시장에선 이슈가 되고 있는 DICC 우발채무와 관련해 다소 신뢰를 떨어뜨리는 시나리오가 언급됐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두산그룹이 미래에셋자산운용,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벌이고 있는 DICC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상증자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최근 일부 인수자에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우발채무를 현실적으로 따로 분리해내기 어려울 경우 나온 고육지책 중에 하나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서게 되면 인수자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매각 대상 지분 36%를 수천억원을 들여 사놓고도 지분비율만큼 유상증자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야 되기 때문이다. 자금부담 뿐만 아니라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소액주주에 대한 원성도 인수자 몫이 된다.

이밖에도 실사 과정에서 회사 경영환경에 변수가 많은 점도 부담이 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짧은 기간 내 회사에 대한 파악을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 인수가격을 제시하기 힘든 여건이 지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건설 신사업과 시너지를 고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실사 기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

앞서 GS건설은 허윤홍 사장이 주도하는 신사업부문 산하에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한 TF를 꾸렸다. 재무본부 팀별로 1~2명씩 필요인력을 차출하고 나머지는 신사업부문 인력 등으로 구성됐다. 허 사장은 GS그룹 오너일가 4세 경영인으로 GS건설에서 15년 동안 일했다. GS건설의 모듈러주택 등 신사업부문 전반을 이끌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DICC 우발채무와 관련해 두산 측 전액 자체부담이 아닌 인수자와 분담의 상황으로 가는 분위기가 있다"며 "소송 리스크가 어느 정도 제어되면 물러서 있던 예비 인수후보자에게도 기회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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