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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글로본, 110억 조달…한상호 회장 의중은55억 규모 2회차 만기 임박, 조기상환 청구 시 신사업 자금 '누수' 우려

임경섭 기자공개 2020-12-07 09:17:43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유통업체 '글로본'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을 마쳤다. 확보한 110억원으로 2차전지 소재와 수소플랜트 사업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55억원 규모의 2회차 전환사채(CB)를 보유한 최대주주 한상호 글로본 회장의 의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회장이 조기상환을 청구할 경우 글로본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이 활용될 수 있는 탓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본은 한국채권투자자문을 대상으로 110억원 규모 3회차 CB를 발행했다. 당초 10월 말 발표했던 130억원에서 20억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발행가액은 3540원이며 표면이자율 1%와 만기이자율 4%가 적용됐다. 지난달 30일 납입을 마쳤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이 확보한 3회차 CB의 절반가량이 한상호 회장의 몫이다. 한 회장은 전체 110억원 중 50억원을 출자했고 한국채권투자자문과 일임계약을 맺었다. 1주당 3540원을 기준으로 총 141만2429주로 전환할 권리를 확보했다.


주목할 부분은 한 회장이 보유한 55억원 규모 2회차 CB다. 2018년 4월 총 100억원을 발행했고 절반 이상을 한 회장이 담당했다. 당시 발행가액이 4740원이었으나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했고, 리픽싱 한도인 3318원까지 조정됐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다른 채권자들은 모두 조기상환을 청구했다.

한 회장이 보유한 55억원의 만기가 임박하면서 권리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회차 CB의 만기는 내년 4월 20일이다. 만기 1개월 전인 내년 3월 20일까지 조기상환 혹은 전환권 청구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한 회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21억원 규모의 1회차 CB에 대해 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했다. 글로본이 이를 매입했고, 제 3자에게 재매각한 이후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글로본은 확보한 110억원을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금의 화장품 유통사업만으로는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2018년 이뤄낸 턴어라운드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매출 103억원과 영업손실 47억원을 기록했다. 부진한 실적은 올해도 이어졌다. 3분기까지 매출 42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 회장이 2회차 CB의 조기상환을 청구하면 글로본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글로본이 보유한 현금이 부족한 탓에 3회차 CB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야 하는 탓이다. 글로본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올해 9월 말 기준 35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적자가 누적되는 탓에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한 회장은 글로본의 CB를 대량으로 확보하면서 현재 미전환 물량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전환가액을 기준으로 307만54주(10.16%)에 달하는 물량이다.

한편 한 회장이 보유한 CB는 3회차 물량의 콜옵션 행사를 통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전체 금액의 35%인 최대 38억5000만원에 대해 콜옵션이 설정됐다. 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전환가액 3540원을 기준으로 108만7571주에 달한다.

글로본은 화장품 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창업투자회사로 시작해 휴대폰 판매를 하기도 했으나 2015년 베리타스인베스트먼트에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하고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기초 화장품과 마스크팩 등 제품 판매가 전체 매출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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