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올라타는 전선업계]소외된 일진전기, 뼈아픈 '스마트그리드·풍력' 안착 실패③12년째 성과 없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단…성장동력 다시 마련해야
최필우 기자공개 2020-12-18 07:57:46
[편집자주]
전선업은 재미없는 사업이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해외 시장 개척 외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고 한자릿수 초반 영업이익률을 넘어서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그랬던 전선 기업들이 그린뉴딜 수혜 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전기차, 해상풍력 산업에 핵심 부품 공급이 가능하다. 기업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관련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더벨은 전선업계의 그린뉴딜 활용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13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린뉴딜 열풍 속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일진머티리얼즈, 일진다이아와 달리 그룹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일진전기는 소외돼 있다. 12년 전 일찌감치 스마트그리드 사업단, 풍력 사업단을 출범시켰으나 관련 시장에 안착하는 데 실패한 탓이다. 새 성장 동력 마련에 실패하면서 실적은 우하향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전기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5054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이 1629억원을 넘지 못하면 전년대비 매출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도 역성장하면 4년 연속으로 매출 감소 흐름을 이어간다.

부문별 매출 추이를 보면 주력 사업인 전선 부문 부진이 전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전선 부문 매출은 3956억원으로 78%를 차지한다. 2017년 6107억원, 2018년 5667억원, 2019년 4850억원으로 3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올해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따른 업황 위축으로 역성장 위기에 놓여 있다.
전력시스템 부문도 별다른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전력시스템 부문은 매년 2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 수년간의 실적 흐름을 봤을 때 별다른 이벤트가 없는 한 비약적인 매출 증대를 기대하긴 어렵다.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지 못한 게 실적 침체 요인으로 꼽힌다. 일진전기는 변압기를 비롯한 중전기 분야에 강점이 있는 전선업체다. 그린뉴딜로 판도가 바뀌는 에너지 시장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분야로 보기 어렵다. 경쟁사들이 해저케이블 등으로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기업가치 평가를 높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진전기 역시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에 도전했던 전력이 있다. 2009년 스마트그리드 사업단과 풍력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현재 존재감 마저 미미한 상태다. 출범 초창기 한국철도공사와 지능형 원격검침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고,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단지에서 진행된 스마트플레이스 참여 기업에 포함됐으나 이후 사업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일진전기가 스마트그리드와 풍력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 스마트그리드 투자를 시작한 LS일렉트릭은 무난히 시장에 안착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풍력 분야에서는 일진전기의 기존 주력 제품을 적극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에 그린뉴딜 관련 계열사는 일진머티리얼즈, 일진다이아, 일진복합소재 정도"라며 "일진전기는 친환경 차단기를 개발하는 등 그린뉴딜 관련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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