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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PWM 10년 명암]상호 약점 보완 '윈윈'했지만...사모펀드 사태에 '휘청'②공격적 상품 판매 '부메랑'...신뢰회복·체질개선 '과제'

김수정 기자공개 2020-12-22 13:01:38

[편집자주]

은행과 증권의 결합 모델 '신한PWM'이 내년이면 탄생한 지 딱 10년이 된다. 신한PWM은 증권과 은행의 결합으로 자산관리 비즈니스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고액자산가 기반을 확충하며 '신한'브랜드를 명실공히 대표 자산관리 하우스로 발돋움 시켰다. 하지만 최근의 잇딴 금융 사고로 위기에 봉착했다. 더벨은 신한PWM의 과거와 현재 성과를 분석하고 재도약을 위한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출범을 계기로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각자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상품 경쟁력과 고객 저변을 강화했다. 하지만 신한PWM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빛을 잃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간 공격적으로 판매해 온 금융상품 일부가 사고에 휩싸이면서 고객 신뢰도는 급격히 추락했다. 신한PWM은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시스템 개편부터 신규 비즈니스 발굴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히트상품 '명가' 군림...평가체계·조직 운영 '핵심'

PWM 초창기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투자의 다양한 고위험 상품을 고객에게 연결해줌으로써 상품 경쟁력 제고가 가능했다. 자체 고객이 많지 않던 신한금융투자는 신한은행 고객을 넘겨받음으로써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효과를 봤다.

은행과 증권사 간 적극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신한PWM은 타사보다 한발 앞서 히트 상품들을 다수 배출했다. ARS(Absolute Return Swap)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해외 채권을 직접 소개하거나 스타 운용사를 선점하고 고위험 헤지펀드를 다수 판매했다.

신한PWM이 성공적인 복합점포 모델로 자리잡은 게 단순히 은행과 증권사가 고객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좋아서라고 할 수는 없다. 각자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조직이 공동체 의식을 갖고 협업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더블 카운팅' 제도 얘기다.

이전에는 은행과 거래하던 고객이 예금을 찾아 증권사 금융상품에 가입할 경우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만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신한PWM에선 더블 카운팅을 적용해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 PB뿐 아니라 증권사 상품을 고객에게 소개시킨 은행 PB도 실적을 인정받는다. PWM 출범 이후 이 같은 더블 카운팅 제도를 철저히 시행함으로써 양사 직원이 적극적으로 협업할 수 있었다.

효과적인 조직 세팅, 운영도 신한PWM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신한금융은 두 회사가, 그리고 각사 본사와 지점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 체제를 구축했다. IPS(Investment Products and Service) 조직이 대표적인 사례다. IPS그룹은 각 사 WM부문 내 본부로 출발해 PWM 고객을 위한 상품 기획과 PB교육, 고객관리 등을 총망라했다.

설치 이후에는 해당 조직이 고객수익률 제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능과 구조를 개편해왔다. 2017년 초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가지고 있었던 IPS본부 내 투자자산전략부를 지주·은행·금투 공동의 조직으로 변경한 데 이어 올해부턴 IPS본부를 별도 그룹으로 독립시켜 운영 중이다.

IPS그룹 독립은 2018년부터 PWM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지속 모색해 온 끝에 찾은 해법이다. 이는 그 동안 WM부문에 소속돼 있던 상품 공급 기능을 별도로 분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상품 공급을 전담하는 IPS조직을 별도 그룹으로 독립시킴으로써 보다 객관적이고 고객 중심적으로 상품 소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과 금투의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관성을 타파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에게 최대의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신한PWM이 자산관리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빛 잃은 시너지, 사모펀드 사태까지..."신뢰 회복에 만전"

신한PWM을 통해 양사가 누린 시너지는 해를 거듭할수록 그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 일단 PWM 자체의 성장기세가 한풀 꺾였다. 관리자산 성장세는 점점 둔화되고 있고 1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수도 증가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 복합점포가 보편화되면서 신한은행이 PWM을 통해 확보한 차별점은 빛을 잃었고 신한금융투자로 유입되는 신한은행 고객 수도 점점 줄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최근엔 일련의 사모펀드 이슈들을 맞닥뜨리면서 신한PWM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공격적으로 상품 판매를 확대해온 만큼 위험상품 노출도가 타사 대비 컸기에 금융상품 관련 사고에 휘말릴 여지도 커졌을 수밖에 없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비롯, 고객에게 소개했던 펀드나 신탁 일부 상품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고객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상품 판매도 급속도로 위축됐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고객 자산 수익에 영향을 끼치게 된 점을 매우 안타까운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상품 이슈가 신뢰 문제로 전이되지 않고 다시 한번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보다 전문화 되고 발전된 상품 솔루션 제공 역량을 키워 난관을 극복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절로 치면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신한PWM은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 노력을 늦추지 않고 있다. IPS그룹을 독립시킨 것도 고객 신뢰 회복 차원에서 시행한 조치다. 보다 세밀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PB들이 팀을 이뤄 협업하는 팀 단위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아울러 '고객 중심' '같이 성장'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평가시스템도 혁신했다. 투자상품 판매 실적 등 판매 관련 지표나 회사 재무 관련 평가의 비중은 축소하고 고객 수익률과 영업문화 개선 등과 관련된 평가항목의 비중을 확대했다. 적시에 최적의 투자상품 전략 가이드를 영업현장에 전달하기 위해 PWM솔루션팀도 신설했다.

신규 비즈니스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PB와 투자금융(IB) 솔루션을 결합한 PIB 서비스를 VVIP 기업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PIB센터를 연달아 론칭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속화된 '언택트' 확산과 디지털화에 발맞춰 은행 전문가와 팀장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 전담 팀을 새로 만들었다.

대면-비대면을 아우르는 새로운 모바일 자산관리 채널인 '디지털PB' 사업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그룹이 이미 진출한 동남아시아 시장, 그 중에서도 베트남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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