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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잭팟' 엘앤에프, CAPA 벽 부딪히나 연 2만톤 수준 불과, LG 요구량 못미쳐…2022년까지 7만톤 증산 계획

조영갑 기자공개 2020-12-24 08:20:4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CMA(하이니켈) 양극재 제조 기업 엘앤에프가 LG화학의 2차전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향 대규모 공급계약을 따내면서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공급계약 기간이 짧은 만큼 내년부터 7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명실상부한 코스닥 양극재 대장주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다만 양극재 섹터에서 자웅을 다투고 있는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등의 경쟁기업에 비해 생산능력(capa)규모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경쟁사들이 대규모 설비 확장으로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물량을 빼앗기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1조4547억원 규모의 NCMA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NCMA는 기존 양극재 대비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고함량(90%) 니켈 양극재다. 여기에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알루미늄(Al) 소재를 첨가한 게 특징이다.

엘앤에프는 자체 개발한 NCMA를 내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 LG에너지솔루션에 독점 공급한다.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가 공급하는 NCMA는 LG에너지솔루션의 패키징 생산을 거쳐 미국 테슬라(Tesla)에 공급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기존 모델에 탑재하던 21700 원통형 배터리(지름 21mm, 높이 70mm)의 양극재를 NCM811(니켈 8 : 코발트 1 : 망간 1)에서 엘앤에프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NCMA 배터리로 대체한다.

올해 앞서 진행된 포스코케미칼의 LG화학 향 공급계약(1조8533억원), 에코프로비엠의 SK이노베이션 향 공급계약(2조7406억원) 등에 비해 액수는 가장 적지만 계약기간이 타사에 비해 짧아 엘앤에프는 내년부터 70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앤에프는 2017년 4030억원, 2018년 505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매출액 3133억원, 영업손실 77억원으로 주춤했다. 올 3분기 말 역시 매출액 2553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지만 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계약이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양극재 생산능력 확보는 엘앤에프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GS그룹의 방계기업으로 분류되는 엘앤에프는 그동안 주 고객사인 LG화학과 거래를 하면서 CAPEX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엘앤에프는 보안을 이유로 사업보고서 등에 양극재 capa의 수준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연간 약 2만t(톤) 수준의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약 4만t, 에코프로비엠은 5만~6만t 수준으로 집계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제적으로 글로벌 NCMA 배터리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 협력사인 엘앤에프가 호기를 맞았다는 평가지만, 일각에서는 capa의 벽에 봉착해 공급 수주를 타사에 뺏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니켈의 함량과 종류는 다르지만, 포스코케미칼 역시 NCMA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LG화학(에너지솔루션)→GM' 식의 공급체인을 구축한 상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엘앤에프 측에 요구하는 NCMA 공급량은 연 5만t 수준으로 알려졌다. 생산능력을 최대치로 돌려도 3만t의 부족분이 생긴다.

VC 업계 관계자는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자금 동원력이 열세인 엘앤에프는 니켈의 함량(기술력)으로 승부를 건다는 입장이지만, 뒤늦게 뛰어든 경쟁업체들의 NCMA 개발속도가 엇비슷해질 경우 결국은 양산 경쟁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엘앤에프에 따르면 니켈의 함량은 엘앤에프가 90% 수준,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이 80% 중반 수준이다.

엘앤에프 역시 생산능력을 의식하듯 최근 21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향 공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투자기간은 2022년 10월까지다. 엘앤에프는 우선 5월까지 시운전을 완료하고, 10월 연 7만t 수준(최대 생산능력 기준)으로 NCMA 증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2022년 말 경쟁사들의 생산능력 8만t 규모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하지만 엘앤에프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단기간에 따라올 수 없는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논리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2022년께면 생산능력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면서 “경쟁사들이 발표한 장기 증산계획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데다 자체 개발한 NCMA는 니켈 90% 수준이라 품질 면에서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 경에는 니켈 95% 수준의 양산 NCMA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투자도 거론된다. 내년 전기차(EV) 시장의 본격적인 ‘빅뱅’을 앞두고, 고품질 양극재를 확보하기 위한 각 배터리 메이커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유럽 EV 메이커들을 선점하기 위해 에코프로비엠 등과 JV(조인트벤처)를 구성한 것과 마찬가지로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엘앤에프의 지분을 매입해 전략적 행보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타사와의 격차를 벌리려는 LG에너지솔루션이 엘앤에프의 NCMA를 낙점한 만큼 독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니즈가 강한 상황”이라면서 “지분투자 등의 방식으로 엘앤에프와 전략적 행보를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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