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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DICC 대법원 판결, 시장보다 법리 우선" 소수지분 투자 계약 깐깐해질듯…거래 위축 우려도

조세훈 기자공개 2021-01-14 16:46:0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6: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법원이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소송 관련 최종심에서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자 법조계에서는 투자자 보호보다는 기존 법리를 유지하는 보수적 판결 기조가 유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 대금 지급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동반매도권의 특성상 두산인프라코어 측이 매각 과정에서 DICC를 실사할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협조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한 부분은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매각절차는 본 계약 체결까지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높다"며 "자료제공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두산 측이 단순히 매도 실사 협조를 거부하는 수준이 아닌 적극적인 방해로 계약 이행을 어렵게 하지 않는 이상 '신의성실에 반하는 방해행위'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의 판단에 어느 정도 예측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빠르게 변화하는 투자시장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보수적 법리로만 판결했다는 평가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과거 대법원은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의 합병형 차입매수(LBO) 사건을 1, 2심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로 인정했던 사례가 있었다"며 "시장의 생리를 이해하지 않고 애매한 부분을 모두 위법으로 봤기에 DICC 건도 보수적 의견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15일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LBO 방식을 활용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의 배임 혐의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1·2심은 인수자가 제3의 회사(SPC)를 설립해 피인수 대상회사(하이마트)와 합병시키는 이른바 ‘합병형 LBO’가 하이마트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른 대형 로펌 변호사는 "당시 법조계에서는 선 전 회장의 파기환송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며 "대법원이 자본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로 FI의 소수지분 투자가 위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대주주의 주식을 질권설정하거나 에스크로에 주식을 위탁하는 방안을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신의칙 해석이 보수적으로 결론난 만큼 회사 측의 구체적 행동을 계약서에 넣는 흐름도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 유치를 받는 회사 입장에서는 계약 조건이 너무 깐깐해 부담스럽고, FI는 투자자(LP)들의 리스크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더욱 강한 요구를 해야한다. 양측의 합의점을 도출할 허들이 높아진만큼 투자 성사 역시 과거에 비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또 다른 대형 로펌 변호사는 "자문업계는 이번 판결이 시사하는 바에 따라 계약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짜야 할지, 담보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무엇인지 보완해야 한다"면서도 "투자 유치하는 회사와 FI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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