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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OCI]여성 비중 40%…다양성·전문성 잡은 사외이사진②이사회 결의 없어도 유료 외부자문 가능…체계적 교육시스템도 긍정 평가

이우찬 기자공개 2021-01-27 11:27:3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7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이때 세부 항목 중 여성 이사, 임원 비율도 최하위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이사회 내 여성 이사가 1명 이상인 기업 비중은 7.6%에 불과하다.

앞서 2018년에는 자산운용사 SSGA(State Street Global Advisors)는 이사회 내 여성이사가 없는 전 세계 581개 기업의 이사 후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적도 있다. 세계적으로도 성별 다양성은 곧 이사회의 다양성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짙다. 이사회를 효과적으로 보완하고 견제하기 위해서는 아사회의 다양성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현실에서 2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포함돼 있는 OCI 이사회는 다양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는다. OCI 이사회의 경우 9명의 이사 중 5명이 사외이사로 법상 과반비율 조건을 충족한데가 다양성, 전문성을 두로 고려한 이사회 구성으로 평가된다.

특히 안미정, 강진아 이사 등 5명의 사외이사 중 40%에 해당하는 2명이 여성이다. 지배구조 평정기관들은 OCI 지배구조를 볼 때 여성이사를 2명이나 포함한 부분을 이사회의 다양성 부분에서 높게 평가한다. 이들은 2019년 3월 최초 선임됐다. OCI 관계자는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려해 이사회 구성, 이사회 후보 추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이사가 곧 이사회의 다양성을 의미하지만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여성 이사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뿐이다. 안 이사(변리사·면역학박사)와 강 이사(경영학박사)는 나름의 분야에서 업력을 쌓아온 인물들로 보인다.

안 이사는 일리노이 주립대 미생물학 석사, 충남대 법학 석사, 루시 유니버시티(Rush University) 의과대학 면역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변리사 자격증도 갖추고 있는 안 이사는 OCI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2011~2013년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MD를 지내는 등 관계에서의 경험도 갖추었으며, 제넥신 사외이사, 메디포스트 사외이사 등 바이오기업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강 이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학사, 펜실베니아 MBA, 캘리포니아(LA) 대학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6년부터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일하고 있다.


안 이사와 강 이사 외의 사외이사진 면면을 봐도 OCI 이사회가 사외이사진의 전문성을 고민한 흔적이 녹아 있다. 사업부문에 맞춰 전문적인 조언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사외이사를 꾸린 것으로 파악된다. OCI의 사업부문은 △베이직케미컬(폴리실리콘 등) △카본케미컬(카본블랙)의 화학부문과 △에너지솔루션(열병합발전·태양광) △기타부문(바이오·도시개발)으로 나뉘어 있다.

사외이사진은 유기풍 이사(화공분야 전문가), 한부환 이사(변호사), 장경환 이사(미국 공인회계사), 안 이사(변리사·면역학박사), 강 이사(경영학박사)로 구성돼 있다. 사업부문에 맞춰 전문성을 살린 사외이사진을 배치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 이사는 30년가량 학계에 몸담아온 화공 분야의 전문가로, 서강대 총장,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 이사는 30년 이상 검사로 일했으며 법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현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다. 장 이사는 미국 공인회계사(AICPA)로, 1979년 회계·감사업무 경력을 시작한 뒤 KPMG 컨설팅 코리아 대표이사, 대한항공 부사장·전략본부장·CFO를 역임하는 등 회계, 재무 분야 전문가다.


회사는 이들의 활발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이사회 규정과 정책으로 사외이사진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인력이 필요할 때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더라도 회사 비용으로 전문가 등에게 자문을 요청할 수 있는 규정이 대표적이다.

2019년 마련된 이 규정은 회사에서 상당 기간 일 해오며 전문성을 쌓은 사내이사보다 특히 단기간에 업계 현황파악이 필요한 사외이사진에게 도움이 되는 규정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를 포함해 이사회와 각 위원회를 전담해 지원하는 조직도 갖추고 있다. 경영기획부(8명)는 이사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를 지원한다. HR부(5명)는 보상위원회의 지원부서다.


사외이사에 대한 교육 시스템도 OCI가 평가받는 부분이다. 사외이사들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신임 사외이사 입문 교육, 각 사업장 현장 교육, 외부 전문가 초빙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교육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여러 기업들이 사외이사에 대한 교육이 멈췄던 지난해 7월에도 삼정 KPMG를 통해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감사위원회 활동사례 연구 교육 등을 대면, 비대면으로 지원했다.

시장 관계자는 "OCI 이사회는 여성 이사를 2명 포함하는 등 다양성 확보에 공을 들이는 기업 중 하나"라며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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