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배민 인수 '영업권 손상' 최대 2조 육박 주가 상승 탓 실제 인수대가 4.8조→8조
원충희 기자공개 2021-02-08 08:13:01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면서 감내해야 할 영업권 손상차손 규모가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대금의 절반 이상을 주식으로 지급하는데 DH 주가가 계약시점 대비 2.7배가량 오르면서 그만큼 웃돈을 주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DH는 지난 3일(현지시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우아한형제들 기업결합에 대한 조건부 승인 의결서를 서면으로 수령했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 시작된 인수·합병(M&A) 절차는 올 1분기 중으로 마무리될 계획이다.
DH가 책정한 우아한형제들 인수가격은 40억달러(4조8000억원), 유로로 환산하면 36억유로다. 이 가운데 17억유로는 현금, 19억유로는 주식을 지급키로 했다. 계약시점 당시 합의된 주가는 20일 가중평균가격으로 47.47유로, 주식 수로는 4000만주 가량이다.
문제는 지난 1년 사이 DH 주가가 128유로로 2.7배가량 상승했다는 점이다. 인수대가로 지급할 주식 4000만주를 시가로 계산할 경우 51억2000만유로(약 6조8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현금지급 17억유로를 합치면 실제 인수대가 총액은 8조원 수준으로 뛴다. DH로선 웃돈을 크게 얹어주고 사는 셈이다.
인수가격을 초과한 금액은 DH의 회계장부에 '영업권(goodwill)'으로 계상된다. 더 큰 문제는 우아한형제들 수익성이 영업권을 자산으로 유지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데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DH는 매년 영업권 손상검사를 통해 현금창출단위(CGU)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을 경우 상각해 비용으로 처리(손상차손)해야 한다. DH 측은 영업권 손상차손 규모가 최대 14억유로(1조87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반대로 주식을 받는 측 입장에선 호재다. 4000만주에 이르는 주식은 우아한형제들 기존 주주(87%)와 김봉진 의장 등 경영진(13%)에 지급된다. 김 의장의 지분 9.89% 가운데 0.3%는 현금, 나머지는 모두 DH 주식으로 바뀐다. 급등한 DH 주가는 김 의장의 잭팟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주주인 네이버는 2019년 12월 우아한형제들 지분 4.7%(52만5462주)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매각대금 1억8900만달러(2212억원) 가운데 1억달러를 현금으로, 8900만달러 상당을 DH 주식으로 받을 예정이다. DH, 우아한형제들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되 주식차익도 얻는 셈이다. 물론 DH 주식을 받기로 한 우아한형제들 기존 주주들에게는 4년간의 보호예수(락업)가 걸리는 만큼 당장의 차익실현은 불가능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빅딜 그 이후]셀트리온, 영업권 11조 폭증…손상 리스크 안고 간다
- [빅딜 그 이후]셀트리온, 4배 이상 팽창한 자본…현금 유입은 없다
- 셀트리온 CFO의 부채 관리법
- [빅딜 그 이후]통합 셀트리온, 급감한 매출채권…비정상의 정상화
- [기업집단 톺아보기]덩치값 못하는 삼성카드 '과잉자본'의 역설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증권, 우발채무 줄이자 부실채권 급증
- [기업집단 톺아보기]해외진출 타진 삼성화재, 영국 투자서 빛 봤다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생명, K-ICS '시장리스크'로 본 지배구조 부담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E&A, 수익성 개선…부채비율도 감소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중공업, 연내 만기 차입금 3조…대체조달능력 부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