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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대체재 없다…6조 밸류 비결 EV/Capa 적용, 생산량이 곧 밸류…글로벌 CMO 제한적

이경주 기자공개 2021-02-09 13:34:1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8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업공개(IPO) 예상 시가총액(밸류에이션)을 6조원 이상으로 산출했다.

현재가 아닌 미래 성장성에 방점을 둔 밸류다. 작년 순이익은 300억원대에 그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을 본격화하면서 실적 퀀텀점프가 예상된다. 이에 이익이 아닌 백신 생산능력을 밸류와 연동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때문에 관건은 CMO 수주 안정성과 지속성이다. 업계에선 발행사가 을이 아닌 갑의 위치에 있을 정도로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진입장벽 탓에 글로벌에서 CMO 사업자가 몇 안 된다. 투자자들에게 합리적 밸류로 평가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EV/Capa 2.6배…론자·삼성바이오·우시바이오 피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를 위해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예상 밸류를 6조3383억원으로 기재했다. 피어그룹 EV/Capacity 평균 배수 2.64배에 SK바이오사이언스 생산능력인 2만3924L(리터)를 곱한 수치다.


예상 밸류 적용주식수(상장 후 주식수) 7704만6270주로 나눈 주당평가액은 8만2267원이다. 여기에 할인율 20.99%~40.44%를 적용한 것이 희망공모가 밴드인 4만9000원~6만5000원이다. 할인율을 적용한 밸류는 3조7752억~4조3145억원이다.

글로벌 CMO 업체를 피어그룹으로 선정해 EV/Capacity 평균 배수를 구했다. 국내 최대 CMO 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EV/Capacity 1.44배)와 스위스 론자(Lonza. 1.27배), 중국 최대 CMO 우시바이오로직스(5.21배) 등이다.

CMO는 위탁생산기업(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 약자다. 제약과 바이오기업과 계약을 통해 기술을 이전받아 후보물질 개발이나 임상 상용화, 제품 대량생산을 수행하는 사업이다. 제약·바이오기업은 공장구축 비용 절감 등 경영효율화를 위해 CMO를 활용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CMO에 특화돼 있다. 독감백신은 국내 최초로 3가백신을, 4가백신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프리미엄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와 수두백신인 '스카이바리셀라'를 보유하고 있다.

선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2년 경북 안동에 구축한 대규모 백신공장 ‘L-HOUSE’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연간 백신 5억만 도즈(dose, 1회 주사분) 생산이 가능한 최첨단 대량생산 공장이다.

‘L-HOUSE’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아시아 공급기지로 낙점됐다.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AZ)와 CMO 계약을 했고, 한 달 만인 8월 13일에도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Novavax)와도 추가 CMO 계약을 맺었다.

이중 AZ 물량은 올 초부터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AZ 백신이 영국, 아르헨티나, 엘살바도르, 인도, 브라질 등 보건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덕이다.

◇EV/Capa 조건은 수주 안정성·지속성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밸류산출을 위해 적용한 EV/Capacity는 사실 불확실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을 가장 선호한다. 현재 이익창출력(순이익)에 근거해 밸류를 도출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적다. 밸류 적정성 여부를 따지기도 수월하다.

EV/Capacity는 생산능력에 따라 밸류가 정비례하게 된다. 생산능력이 반드시 이익창출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최대 맹점이다. 즉 고객사와 얼마나 관계가 긴밀한지, 수주 안정성과 지속성이 담보돼 있는지가 적정 밸류를 여부를 가르는 포인트가 된다.

IB업계에선 이 측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 최고점을 부여하고 있다. CMO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적으로 ‘L-HOUSE’와 같은 공장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수요는 막대한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다. 덕분에 CMO업체가 고객사보다 ‘갑’의 위치에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사업진입을 위해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L-HOUSE’를 비롯해 현재 생산능력(2만3924L)을 갖추기까지 약 5000억원 가량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측면에서 진입장벽도 있다. 반도체로 따지면 ‘수율’을 높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오염이 없는 백신을 균등한 품질로 대량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L-HOUSE’는 각 공정실에 검증된 헤파필터를 통해 청정작업환경을 유지하면서 에어락(Air-lock) 시스템과 지역별로 독립된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 교차오염을 차단하고 있다. 더불어 원액지역에서 생산한 원액은 완제지역 냉장실에 보관한 후 밀폐된 일회용 무균백에서 최종원액을 조제해 대량생산 체제에서도 안정적으로 품질을 보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라 하더라도 섣불리 진입을 결정하기 힘든 요인이다. 더불어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필요한 공장구축 작업을 단기에 수행하기도 어렵다. 이에 백신 개발사들은 현재 대다수 검증된 CMO를 파트너로 삼아 공급하고 있다.

백신 효율이 높다고 평가받는 모더나(Moderna)는 SK바이오사이언스 피어그룹인 론자와 CMO를 체결해 공급하고 있다. 론자는 120여년 업력(1897년에 설립)의 CMO다. 생산능력은 26만1000리터, 시가총액은 12조원 이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사업은 제약사가 CMO를 택하는 것이 아닌 CMO가 제약사를 택할 정도로 CMO 우위 시장”이라며 “단기에 경쟁자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은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으로 CMO 진출을 노리겠지만 오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장벽이 있다”며 “L-HOUSE는 반도체와 같이 우리 대기업만이 갖출 수 있는 기술력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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