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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러닝의 실패로 일군 해외진출 [thebell note]

윤필호 기자공개 2021-02-15 08:31:4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 교육열이 높고 경쟁도 치열하다. 교육 서비스 업체들이 보유한 노하우와 컨텐츠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처럼 한 산업군에서 경쟁이 커지고 구성원 능력이 고도화되면 자연스럽게 시장은 팽창한다. 교육 서비스 업계도 국내 시장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 진출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서로 다른 국가의 경제적 상황과 교육과 관련한 사회적 분위기, 언어와 관습 차이 등 다양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했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경험치를 믿고 안이하게 도전했던 쟁쟁한 업체들이 이런 장벽에 막혀 큰 낭패를 봤다.

청담러닝도 2006년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파라과이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에서 어학원을 운영하면 쌓은 노하우로 자신감이 충만하던 시기였다. 초기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단기성 학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앞세워 개척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해외 진출은 미미한 성과를 내는데 그쳤다. 현지 교육 정책과 생태계, 교육열 등에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자신만만했던 브랜드 파워도 통하지 않았다. 당시 국내 시장 규모를 생각한다면 무리한 진출을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을 준비했다.

2014년 베트남에서 추진한 진출 전략은 이전과 다르게 진행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교육 시장은 경제 성장을 등에 업고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 청담러닝은 과거 실패를 거울 삼아 직접 진출 대신 현지 파트너를 통한 우회로를 택했다. 현지 교육 시장을 가장 잘 아는 것은 결국 당사자라는 점을 인정하고 들어간 셈이다.

베트남 현지 교육업체 '이그룹(E-Group)'과 손을 잡고 자회사 '에이팩스 잉글리시(APAX English)' 주식을 매입해 10.1% 지분을 확보하고 이사 선임권도 받아 확실한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에이팩스에 그동안 쌓은 교육 커리큘럼과 컨텐츠를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청담러닝의 컨텐츠, 노하우가 현지 교육 업체의 운영 방식과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다.

안정적으로 로열티 수익을 챙기며 자신감이 붙었다. 성공한 사업 모델도 경험이 쌓이면서 정교해졌다. 이번에는 중국 교육시장을 겨냥했다. 중국 교육업체 '상해신남양앙리교육과기지분유한공사(신남양)'로부터 68억원을 투자받아 지분 5.63%를 넘겼다. 베트남과는 반대로 해외업체가 지분을 매각했지만 사업 방식은 비슷하다. 사업을 수행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청담러닝은 여기에 컨텐츠와 인력 등을 제공한다.

올해부터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로열티와 각종 컨텐츠 판매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시장의 최전선에서 전쟁을 치르는 기업들은 필연적으로 실패를 겪곤 한다. 하지만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도전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청담러닝이 대표적인 해외진출 재도전 모범사례로 족적을 남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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