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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신종자본증권 발행…ESG 투심 사로잡을까 [발행사분석]지속가능채권 1000억 발행…비은행 부문 강화 기조 속 자본비율 '방어'

최석철 기자공개 2021-02-16 10:34:4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지주가 올해 첫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자본비율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평균을 밑도는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다. 비은행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저금리 기조에 발맞춰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공모 희망금리 밴드 하단을 기존 3%대에서 2%대로 낮췄다. 지방금융지주 중 최초로 ESG채권 발행에 나선 만큼 최근 ESG 채권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높은 관심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공모 희망금리 밴드 하단 2%대로 낮춰...지방지주 최초 ESG 채권

DGB금융지주가 오는 16일 1000억원 규모의 ESG 연계 신종자본증권(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난 시점에 중도상환이 이뤄질 수 있는 콜옵션을 달았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2018년 처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뒤 이번이 4번째 발행이다. DGB금융지주는 앞선 신종자본증권 발행 과정에서 KB증권과 모두 호흡을 맞췄지만 이번에는 한국투자증권을 러닝메이트로 삼았다.

수요예측 공모 희망금리 밴드는 2.80~3.50%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때와 비교해 공모 희망금리 밴드 하단을 40~50bp 낮게 잡는 대신 폭을 50bp에서 70bp로 넓혔다. 지난해 2월 공모 희망금리는 3.30~3.80%, 같은해 9월 공모 희망금리는 3.20~3.70%였다.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의 발행금리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밴드 하단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밴드 폭을 넓혀 투심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신종자본증권과 달리 이번에는 지방금융지주 최초로 ESG채권으로 발행하는 점도 차이점이다.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해 친환경 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등 환경대상 사업분야와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사업 등에 관련된 사업 분야에 분배할 예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매겼다. DGB금융지주의 기업신용등급은 AAA/안정적이지만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채권상환 순위에 후순위성이 있는 데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전액 영구상각되는 조건, 이자 미지급 가능성 등이 있어 낮게 부여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이 대구·경북지역에서 공고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관련 경기침체로 인한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와 이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BIS자본비율 23bp 제고 효과...상반기 내부등급법 승인 목표

DGB금융지주가 이번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BIS기준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9월 기준 DGB금융지주의 BIS기준 자본비율은 12.93%, 보통주자본비율은 10.01%다.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자본비율은 0.61%p, 보통주자본비율은 0.47%p 높아졌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DGB금융지주의 BIS 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지난해 9월 대비 각각 23b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은행금융지주 평균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은행금융지주의 평균 BIS기준 자본비율은 14.3%, 기본자본비율은 12.8%, 보통주자본비율은 14.3%다.

2015년 DGB생명(옛 우리아비바생명), 2016년 DGB자산운용(옛 LS자산운용), 2018년 하이투자증권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대규모 자금을 사용한 영향이 컸다. 또 BIS자본비율 산정과정에서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자본적정성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부등급법은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할 때 금융사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표준등급법은 바젤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한다. 통상적으로 개별 은행의 특수성과 지역사회의 여건 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BIS기준 자본비율이 낮게 산출된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 그룹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른 보통주 자본비율 상승 효과는 200bp 내외로 추산된다.


◇대구은행 중심 이익창출력 굳건...코로나19發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

수익성 측면에서는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수익 대부분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이다.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을 비롯해 하이투자증권,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등 자회사 8곳과 손자회사 해외법인 4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대구은행이 지주 연결 순이익의 62.6%, 총자산의 72.9%를 차지해 은행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 확대를 꾀하면서 은행 의존도가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은행 자회사의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DGB캐피탈과 DGB생명보험은 영업기반 확대를 위한 지원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발채무와 자체 헤지 ELS 익스포저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다.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지원 자금을 지원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산건전성을 관리해야할 부담도 커졌다. 대구은행의 코로나19 민감업종 여신 비중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7.5%로 일반은행 평균(25.1%)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민감업종 여신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고 정책자금 지원 효과가 약화될 경우 여신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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