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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억 조달' 서진시스템, EV 배터리 케이스 양산 임박 크레센도PE 등 대상 7·8회차 CB 발행, 베트남 삼성SDI 향 공급 유력

조영갑 기자공개 2021-02-19 10:58:54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10: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장비 및 모바일 금속 케이스 전문 생산기업 ‘서진시스템’이 전기차(EV)용 배터리 관련 신사업에 승부수를 던진다.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고, 베트남 생산설비를 증설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배터리 케이스 제품의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사업의 축이 대폭 이동할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은 700억원 규모 7회차 CB 149만주와 400억원 규모 8회차 CB 85만주를 발행해 1100억원을 조달한다. 7회차와 8회차 CB의 주당 전환가액은 4만7000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2.5%로 동일하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다.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면 발행주식 총수의 13%에 달하는 물량이다. 단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은 없다.

7회차 CB는 국내 중견 PEF(사모펀드)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크레센도)가 149만주 전량을 인수한다. 8회차 역시 크레센도가 절반인 82만5000주를, 나머지 절반은 서진시스템 전동규 대표가 각각 인수한다. 전 대표는 서진시스템의 주식 683만주(35.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서진시스템은 그동안 CB 등을 통해 조달한 재원을 베트남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세 번에 걸쳐 1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 베트남 현지 설비구축과 R&D(연구개발) 등에 상당 부분 사용했다. 이번 조달 자금도 베트남 사업에 투입한다. 서진시스템은 공시를 통해 "베트남 공장 시설 확충과 원자재 구입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조달하는 투자금이 지난해 투자금과 다소 성격이 다른 것은 '양산'을 전제로 했다는 점이다. 서진시스템은 2016년 베트남 박닌성에 종속회사 서진오토(SEOJIN AUTO CO.,LTD.)를 설립해 EV용 배터리 케이스 제품의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1분기를 목표로 양산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까지 설비 구축과 양산 테스트를 위해 설비 및 운영자금이 투입됐다면, 이번 투자는 실제 EV용 배터리 케이스 제품의 대량 양산을 위한 선제적 설비증설 및 원자재 확보의 목적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삼성SDI 향 물량이다.

서진시스템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특성상 양산 트레일러는 최소 3년 전에 계획이 잡혀 있다"면서 "서진시스템은 2~3년 전부터 삼성SDI와 생산능력(CAPA)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면서 추가 증설 시기를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SDI와 상당 부분 협의가 진행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진시스템의 배터리 팩 케이스는 알루미늄 합금 소재의 대용량 케이스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동박 수준의 부가가치로 평가한다.

고객사인 삼성SDI가 베트남 현지 생산설비 투자를 검토 중인 점도 자금 조달에 나선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모바일 배터리를 조립해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에 납품하는 생산라인은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배터리 생산라인은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대규모 현지 투자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결과적으로 서진시스템의 설비증설 역시 고객사 동향에 대응한 투자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현지 기업실사 관계자는 "작년 말 삼성SDI가 1조5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건설공사 보험료 책정을 요청했었다"면서 "토지 및 공장, 설비 등 유형자산이 구체화되면 3조원 규모의 자산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 상반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제품의 양산이 본격화되면 서진시스템의 사업구조가 대폭 변경될 전망이다. 서진시스템은 베트남 내 종속회사(SEOJIN SYSTEM VINA, SEOJIN VINA 등)을 통해 모바일 금속 케이스, 통신장비 제품, 반도체 식각 및 증착 장비 구조물 등을 대량 공급해 왔다. 총 매출의 80% 수준으로, 삼성전자 향 비중이 크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배터리 케이스가 더해지면 5G 통신모듈 제품과 더불어 그룹사의 새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이 크다. VC업계 관계자는 "서진시스템의 5G, 전기차 관련 투자가 올해부터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전기차 관련 부품의 양산이 막바지 단계에 온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이번 CB 대금 납입일이 3월 중순이고, 내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투자가 진행될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시장에선 대규모 CB 발행이 잇따르면서 '오버행(대량출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발행한 4~6회차 CB 물량을 포함하면 보통주 전환 시 발행주식 총수의 20%를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특히 크레센도의 경우 지난해 3월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5회차 CB 역시 인수한 전력이 있다. 이번 7·8회차 CB 물량까지 합치면 총 15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서진시스템에 베팅한 셈이다.

다만 크레센도의 엑시트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다. 베트남 사업이 아직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않은 데다 박진수 크레센도 부사장이 서진시스템의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한배'를 탔다는 이유다. 여기에 크레센도는 장기보유를 확약한 거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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