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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워치]산업별 각기 다른 리스크, 선별적 충당금으로 잡는다최철수 전무 "코로나19 변화 재촉, 취약섹터 모니터링 강화"

김현정 기자공개 2021-03-08 07:32:4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09: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코로나19로 촉발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면면히 살펴 취약 차주에 대한 대비에 미리 나선다는 방침이다. 눈에 보이는 금융지원 차주 뿐 아니라 잘 드러나지 않는 코로나19 취약섹터 여신을 대상으로 개별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하며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대비키로 했다.

최철수 국민은행 CRO(전무)는 최근 만남에서 “올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평균의 함정’을 잘 생각해야 한다”며 “취약섹터로 떨어질 수 있는 어두운 부문을 사전에 잘 감지해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무가 언급한 평균의 함정이란 대푯값으로서의 평균이 오류를 내포하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GDP성장률이 작년 마이너스(-) 1%에서 올해 3%로 상향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그 이면의 상황을 잘 들여다봐야한다고 강조한다. 10% 성장하는 곳이 있는 반면 -10% 악화하는 곳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 전무는 코로나19로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점을 우려했다. 원래는 서서히 변할 수 있는 것도 코로나19가 매개체가 되어 성장 산업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도태되는 산업은 더욱 빠르게 도태된다는 게 문제다.

작년 한 해 동안 배달업이나 택배업 등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소비자들이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리면서 비대면 구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호텔·항공·여행·공연·영화 등 대면 업종은 어려움을 겪었다.

유통업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백화점은 입점 브랜드의 매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형태로 매출이 일어나는데 쇼핑을 나오는 고객이 급감해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 작년 백화점들의 영업이익은 50~80%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은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런 소비 행태가 고착화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 전무는 “코로나19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뒤처지는 곳은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뒤처질 위험이 있다”며 “은행은 여신을 통해 산업 전반에 사업이 얽혀있는 만큼 세상이 급작스레 양극화되어 가는 이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올해 역시 충당금을 최대한 쌓아 대비를 하기로 했다. 작년 국민은행은 21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충당금을 쌓았다. IFRS9의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FLC)으로도 적립했지만 개별 여신을 대상으로도 적립했다. 올해 역시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취약차주 분류에 더욱 민감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전무는 “금융지원을 받은 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곳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며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경우 외에도 기존 여신 가운데 새로운 분류가 필요한 곳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 전무는 거대한 미래산업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곳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는 업체들은 아무래도 리스크를 품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대차가 전기차 및 수소차로 나아가고 있는데 새로운 시도 없이 가솔린 엔진과 관련한 부품만을 생산·납품하는 업체는 결국엔 밀려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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