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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브라질펀드 손실 선제적 보상 배경은 상장후 투자자 ·기관 투자자 보상 제외...미래대우 단독판매 부담도 있어

허인혜 기자공개 2021-03-12 08:14:3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대우가 큰 손실이 난 브라질 부동산펀드 투자자들에게 손실보상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 이전에 투자한 개인에 한해 보상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투자손실 사후보전 금지 조항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유독 브라질 부동산 펀드에 국한된 보상으로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브라질 국채투자 상품이나 브라질 주식형 펀드(언헤지형) 역시 헤알화 하락으로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법적·형평성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자율보상안을 마련한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브라질펀드' 개인투자자 원금 80% 반환에 형평성 논란 '수면 위'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호'의 폐쇄형 펀드 투자자 2400명과 접촉해 자율배상안을 안내하고 있다. 펀드의 손실규모가 85%에 이른 데 따랐다. 투자금은 800억원 수준으로 개인투자자에게 투자금의 절반을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해당 펀드가 부동산 임대수익에 따른 월 배당금을 나눠주는 상품이어서 배당금과 보상금을 합한 액수는 투자금액의 8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 배상안은 폐쇄형 펀드인 브라질부동산 1호가 판매되던 시기 가입한 개인투자자에 한정된다. 2012년 1월 가판대에 오른 펀드로 투자기간 7년의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로 설정됐다. 기관투자자와 중도투자자는 보상대상에서 제외됐다.

브라질부동산 펀드의 선제적 보상안을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미래에셋대우의 표면적인 보상 이유는 '소비자 신뢰 회복'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책임 대비 브라질부동산 펀드 1호의 손실금액이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가 2012년 해당 펀드에 투자할 당시 헤알화 하락을 예견하기는 어려웠으리라는 분석이다. 펀드의 수익구조가 부동산 임대와 매각 수익으로 소개된 만큼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은 예상 밖의 문제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을 제기했다. 투자시장의 기본 규칙인 투자자 책임원칙에 어긋난다는 반응이다. 해외투자형 상품은 투자자가 글로벌 유동성을 미리 이해했어야 했고, 환노출형 펀드 상품임을 투자자가 알고 가입했다는 점에서 보상 책임이 없다는 해석이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에 대한 사후보상 불가 조항이 있는 만큼 보상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분쟁조정 전 선제적 자율조정을 거친다면 법리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쟁은 남았다. 자본시장법상 보상이 가능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브라질 부동산펀드가 해당하는 지가 판가름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상책부터 제시된 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해 유사한 선례가 없다.

◇'형평성 논란'보다 두려운 소비자 이슈…미래에셋, 선보상으로 분쟁 차단

문제 상품의 배상조정은 자율조정과 분쟁조정으로 나뉜다. 미래에셋대우가 제시한 자율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분쟁조정을 따로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배상 비율이 높고 이미 투자 시점으로부터 10년이 지난 펀드인 만큼 대부분의 투자자가 자율조정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한 쪽을 택하면 다른 쪽은 자연스럽게 배제된다. 분쟁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원천차단하는 방법이 바로 자율조정이다.

미래에셋대우에게 형평성 논란보다 소비자 분쟁이 더 큰 부담이었다는 해석이다. 펀드 사고로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기조와 판매사 압박이 거세진 상황에서 집단 민원이 제기되면 미래에셋대우의 책임론이 불거진다는 계산이다. 투자손실 사후보전 금지에 따른 법적 논란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분쟁이 불거지지 않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판매 시기가 2012년인 만큼 불완전판매 방지에 지금처럼 예민하지 않았으리라는 추론이다. 일부 개인투자자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접수할 조짐을 보이자 미래에셋대우의 부담감이 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라질부동산 펀드에 가입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관련 카페 등을 통해 의기투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워낙 오래 전에 판매된 펀드인 만큼 투자자 일부에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등의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브라질부동산 펀드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호샤베라타워(Rochavera Towers)에 투자한 상품이다. 호샤베라타워의 임대율이 97.87%에 이를 만큼 부동산가치는 건재했지만 화폐가치가 발목을 잡았다. 브라질 화페인 헤알화가 폭락하면서 투자자산의 85%를 잃었다. 투자 당시 헤알화의 가치는 600원을 상회했지만 지난해 8월 300원으로 급락한 뒤 최근까지 200원대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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