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첫 국제신용등급 취득...'해외채' 카드 쥐었다 글로벌 투자 확대 기조…자사주 선호하는 국내 기업과 상황 달라
서하나 기자공개 2021-03-19 08:17:2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1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국제신용등급 취득으로 해외채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네이버는 그동안 주로 자사주나 현금을 활용해 국내 기업과 혈맹을 맺어왔다. 반면 해외 투자는 국내 주식을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 네이버의 투자 전략은 글로벌 연합군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이버는 18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와 S&P의 신용평가에서 각각 A3와 A- 등급을 획득했다. 모두 등급 전망에 대해선 안정적(stable) 등급을 받았다.
국내 인터넷 기업 중엔 최초의 국제신용등급 취득이자 삼성전자(Aa3, AA-), 삼성SDS(A1, -), SK텔레콤(A3, A-), SK브로드밴드(-, A-), KT(A3, A-)에 이은 여섯번째 Single A 이상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비금융 민간기업이다.
네이버는 이번 국제신용등급 취득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해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최근 투자처를 글로벌로 적극적으로 확대 중인 만큼 해외채 발행을 통한 투자 재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셈이다.
네이버는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주로 자사주나 현금을 활용했다. 금융업 강화를 위해 미래에셋대우, 커머스·콘텐츠 강화를 위해 CJ·신세계그룹과 지분교환을 맺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워낙 풍부해 굳이 시장에 손을 벌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사주 약 168만4360주를 보유 중인데 이를 17일 종가 기준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 약 6조6713억원으로 산출된다. 지난해 말 현금자산도 2조8145억원가량 보유 중이다.
네이버가 투자처를 해외 기업으로 확대하면서 기존 방식으로 자금을 충당하기엔 한계가 생겼다. 네이버가 아무리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으로 장래가 유망하다곤 하지만 해외 기업 입장에서 국내 기업의 주식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국내 딜보다 규모가 큰 글로벌 딜을 온전히 현금이나 대량의 자사주를 지급하기엔 네이버의 부담이 크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올초 재무 전략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성장을 위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외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며 기존과 다른 재무 전략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 네이버의 부채 비율은 연결기준 약 106.1%(부채 8조7591억원, 자본 8조2551억원)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글로벌 투자는 그동안 현금을 주로 활용했다. 네이버는 최근 스페인 리셀 기업 왈라팝에 약 1550억원(1억1500만 유로)을 투자했다. 펀드 투자를 통한 간접 투자로 현금이 주로 활용됐다.
앞서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기업 왓패드엔 약 6600억원(6억 달러)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금투자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글로벌 투자를 늘리기 위해 해외채 등 자금 조달 방안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딜 관계자는 "네이버가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M&A)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충원하고 있다"라며 "머지않아 추가로 글로벌 기업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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