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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네이버]'22년지기' 박상진 실장, 글로벌 IT 재무전략을 짜다①1999년부터 네이버 재무라인, 5곳 조직 유기적 연계로 전략 수립

서하나 기자공개 2021-04-08 08:06:4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최근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지속가능(ESG) 채권을 발행해 주목을 받았다. 그것도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5억달러 규모의 적지 않은 물량을 발행했다. 네이버는 무려 32억달러의 수요를 확인했고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하는 등 글로벌 자본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네이버의 재무 전략을 짜는 인물들의 면면은 많이 노출돼 있지 않다. CFO를 맡고 있는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재무기획실 실장) 주도 아래 5인의 재무조직 리더가 핵심을 이룬다. 이번 ESG 채권 발행도 박상진 실장과 김민 IR 책임리더가 주된 역할을 했다.

네이버 재무 의사결정의 핵심은 박상진 CFO(사진)다. 박 CFO는 산하에 IR(Investor Relations)·i2(투자개발)·R&C(Risk&Compliance)·CV(Core&Value)·G&T(Growth&True North) 등 5곳의 재무 조직을 두고 있다. 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시가총액 3위(61조9000억원) 네이버의 글로벌 IR, M&A, 자금조달과 자사주 활용 등 재무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다.

박 CFO와 네이버의 인연은 무려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CFO는 1972년생으로 1997년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삼성SDS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총 3년의 경력을 채우지 못했으나 이곳에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운명적인 만남을 했다.


이 GIO는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해 한창 네이버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1997년 삼성SDS를 퇴사하면서 사내벤처였던 '네이버(NAVER)'를 토대로 네이버컴을 설립했다. 박 CFO는 그로부터 2년 뒤인 1999년 선배인 이 GIO를 따라 경영관리팀장으로서 네이버컴에 합류했다.

박 CFO는 이후 2004년 재무기획실장, 2007년 재무기획 이사 등 줄곧 네이버 재무파트에서 경력을 이어갔다. 그동안 네이버의 재무 총괄은 줄곧 황인준 현 라인 CFO가 맡았다. 황 CFO는 2016년까지 약 8년간 네이버 CFO를 역임하다 라인의 글로벌 IPO를 위해 자진해서 네이버를 떠났다. 그해 2월부터 박 CFO가 최고재무책임자에 올라 네이버의 안살림을 챙겼다.

박 CFO는 이후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IR과 i2조직을 모두 CFO 산하 조직으로 편입하는 등 재무 조직을 재편했다. 그러면서 당시 네이버파이낸셜로 이동한 조기선 전 책임리더 대신 김민 책임리더가 IR실을 도맡았다. 여기에 지난해 7월 김남선 책임리더가 네이버에 합류하면서 글로벌 M&A를 위한 G&T 조직을 신설, 총 5곳으로 이뤄진 현재의 재무 체제를 구축했다.

박 CFO의 취임 이후 네이버의 재무 전략은 크게 두 가지 변화를 맞았다. 하나는 회사채 시장에서 발길을 끊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네이버 주식의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이다. 박 CFO는 당시 네이버의 현금이 워낙 풍부하고 신용도도 좋아 충분히 재정을 꾸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내부의 한 관계자는 "사실 박 CFO의 취임 이전까지 황인준 전 CFO(현 라인 CFO)와 조기선 IR 책임리더 등이 회사채 발행을 주도해왔으나 박 CFO가 본인 산하로 IR실을 편입하면서 별도로 이끌만한 조직이 사라졌던 영향도 있었다"고 전했다.

네이버의 주식 액면분할은 한성숙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당시 한 대표는 임원 회의에서 "개인주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액면분할을 하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박 CFO가 이를 흘려 듣지 않고 즉각 실행으로 옮겼다.

박 CFO는 2018년 7월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 주식의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당시 "액면분할은 유통주식 총수를 늘려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라며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통주 1주당 500원이던 가액은 100원으로, 기존 3296만2679주였던 네이버의 총 주식 수는 약 1억6481만3395주로 늘어났다. 액면분할 직후 단기적으로 주가가 내렸으나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졌다. 최근 몇 년간 네이버는 개인 주주 비중이 늘고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네이버는 이 GIO가 '즐거운 인터넷 세상'을 꿈꾸며 창업한 포털 사이트에서 시작해 ICT 공룡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덩치가 커졌다. 최근엔 국내 1위 플랫폼 지위를 활용해 유통·커머스·콘텐츠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무 조직은 자사주를 활용한 지분스왑, 글로벌 기업 투자, 지속가능(ESG) 채권 및 글로벌 채권 발행 등 다양한 재무적 의사결정을 책임지고 있다.

모든 의사 결정은 박 CFO뿐 아니라 '이사급' 직책에 해당하는 다섯 명의 책임리더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IR실을 이끄는 김민 책임리더, i2(투자개발실) 이정안 책임리더, R&C(Risk & Compliance) 이정훈 책임리더, CV(Core & Value, 경영관리) 김희철 책임리더, G&T(Growth&True North) 김남선 책임리더 등 5인이 바로 재무라인의 핵심급 인사다. 네이버의 재무 조직엔 이들을 포함 총 100명이 넘는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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