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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인, 자금 조달 축 CP로 이동하나 할인율 1% 수준…병원마다 보증 수수료 상이

남준우 기자공개 2021-03-26 13:17:5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혜명심의료재단에 이어 상운의료재단까지 기업어음(CP) 발행에 성공했다. 저금리 기조가 CP 할인율에도 영향을 미치며 의료법인 자금 조달 축이 CP로 기우는 모양새다.

하지만 고려해야 하는 변수가 많다. 은행의 지급 보증이 없다면 발행이 힘들다. 병원 상황에 따라 지급 보증 수수료를 내면 기존 대출과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기존에는 상업어음 위주

그동안 의료법인은 주로 은행 대출, 상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부족한 자금 조달을 해왔다. 어음 중에서도 주로 상업어음 위주였다.

어음은 실제 상거래 여부에 따라서 상업어음과 융통어음으로 나뉜다.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어음이 상업어음이다. 진성어음, 전자어음으로도 불린다.

상업어음은 상거래 대가로 발행된 어음이다. 예를 들어 A사가 B사에게 노동·자재 등에 대한 대가로 현금을 대신해 일정한 만기가 있는 지급증서를 발행하는 것이다. B사는 은행에 어음을 제시해 돈을 지급받고 A사는 후에 은행에 대금을 납부하는 구조다.

반면 융통어음은 발행사가 자금 필요성을 이유로 상거래를 수반하지 않고 발행하는 어음이다. 상품거래가 아닌 금융거래가 주 목적이며 CP가 대표적인 예다.

의료법인은 그동안 주로 약값 납부 목적으로 상업어음을 끊었다. 자금 사정이 원활할 때는 3~4개월 단위로 약값을 납부하면 되지만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6개월~1년으로 기한이 늘어나 돈을 받아야 하는 제약사 부담이 커진다. 이 경우 상업어음을 끊고 은행을 통해 대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음 만기 단축으로 발행량이 감소하는 추세였다. '상업어음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며 2019년부터 어음 만기가 매년 1개월씩 단축됐다. 올해 5월 29일부터는 최장 만기가 3개월로 변경된다.


◇기존 은행 대출, 금리 2% 중반 수준

최근 의료법인 어음 발행 축이 상업어음에서 융통어음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몇몇 의료법인이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모습을 보며 CP 발행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울산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혜명심의료재단은 지난 19일 242억원 규모의 1년 만기 CP를 발행했다. 24일에는 화성에서 동탄제일병원을 운영하는 상운의료재단이 9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CP를 발행했다.

조달 금리 인하가 목적이다. 통상적으로 의료법인은 대출을 받을 때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함께 사용한다. 대출 한도(70%)를 감안해 70%는 담보대출,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신용대출로 받는다. 담보 대출은 2%대, 신용대출은 3%대의 금리가 형성된다.

대출을 받을 때는 주로 '2년 거치, 3년 상환', '3년 거치, 5년 상환' 등의 방식을 택한다. 거치 기간 동안은 이자만 납부하다가 상환 기간이 되면 상환 혹은 연장을 선택할 수 있다. 대부분 조달 금액이 크기 때문에 연장을 선택한다.

하지만 장기간 평균 2% 중반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최근 A1 등급 CP 할인율이 1% 초반에서 형성되면서 기존 은행 대출 금리보다 낮아졌다. 혜명심의료재단과 상운의료재단은 신한은행의 지급 보증을 받고 1%대 초반 할인율로 CP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지급 보증 가능 여부가 중요

1%대 금리 조달이 가능해지며 의료법인의 CP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지급보증이 없다면 발행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CP 발행에 성공한 혜명심의료재단과 상운의료재단은 경영 실적,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비교적 우수한 편이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일반병원 영업이익률은 평균 3~4% 수준이다. 상운의료재단의 경우 2019년 기준 영업이익률이 16.3%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동탄제일병원 병상 수가 200여개에 달하는 준종합 병원 규모라는 점도 한 몫 했다.

혜명심의료재단이 보유한 울산 병원도 연 평균 45만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울산 지역 대표 병원으로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신한은행의 지급 보증을 받는 데 무리가 없었다.

더불어 지급 보증에는 별도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수수료 수준은 연간 0.5%~2% 사이다. CP 할인율이 낮아도 의료법인 상황에 따라 대출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

한 의료법인 관계자는 "CP 발행에는 은행이나 신용보증기금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병원 상황에 따라 지급 보증 여부가 달라진다"며 "지급 보증서 수수료도 내면일반 대출과 금리 차이가 크게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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