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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공모채 벌써 41조 발행…'저금리·ESG'가 기름 부었다[DCM/Overview]SB·FB 사상 최대치 경신…코로나 숨고르기 거친 이슈어 속속 복귀

강철 기자공개 2021-04-01 10:00:3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이 사상 최초로 40조원을 넘어섰다. 지속되는 저금리와 풍부한 기관 수요에 매력을 느낀 발행사는 신용등급에 개의치 않고 앞다퉈 직접 조달에 나섰다. 1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발행을 연기했던 기업의 화려한 시장 복귀도 이어졌다.

회사채 시장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떠오른 ESG채권은 역대급 발행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현대자동차, SK㈜, LG화학, 롯데지주 등 여러 빅 이슈어(big issuer)가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며 ESG채권 활성화를 주도했다.

◇회사채 금리 메리트 부각

더벨이 집계한 2021년 1분기 국내 공모채 발행액은 총 41조2534억원이다. 33조6637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약 7조6000억원(22.5%) 증가했다. 1분기 공모채 발행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선 것은 더벨이 리그테이블을 집계한 2008년 이래 올해가 처음이다.

종류별로 일반 회사채(SB) 20조4120억원, 여전채(FB) 17조8785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2조9629억원이 각각 시장에 나왔다. 일반 회사채와 여전채는 전년 동기 대비 3~4조원의 증가세를 보이며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발행액을 경신했다.

일반 회사채가 전체 발행액의 50%를 책임지며 40조원 돌파를 주도했다.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GS, 현대중공업, 한화, 네이버, CJ, KT, 포스코,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집단의 여러 빅 이슈어가 1월부터 적극적으로 발행에 나서 수천억원을 조달한 결과다.

신한, KB, 우리, 하나를 비롯한 국내 금융지주의 수많은 계열사가 발행 대열에 동참한 여전채도 매월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3월 들어서는 1년 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급격하게 불렸던 단기 차입금을 갚기 위한 차환 발행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시장에선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가 역대급 발행을 이끌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0년 5월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인하했다. 이어 7월과 8월 연이어 금리를 동결하며 시장 활성화와 수급 개선을 유도했다. 그 결과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AA- 등급 3년물의 금리는 2020년 4월 1.75%에서 2021년 3월 1.34%까지 떨어졌다.

시장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회사채 금리도 자연스레 낮아졌고 이러한 저금리 기조가 발행 유인을 세게 자극했다"며 "투자자 사이에서도 종잡을 수 없는 변동성을 보인 국고채보다는 회사채를 매입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그 결과 크레딧물의 메리트가 1분기에 어느 때보다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 코로나19를 피해 조달 시점을 미룬 기업이 시장에 돌아온 것도 사상 최대 발행에 적잖이 기여했다. 신세계, ㈜CJ, SK렌터카,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한솔케미칼 등은 2년만에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만족스러운 금리를 확정하며 원활하게 자금을 마련했다.

오랜만에 시장에 복귀하거나 초도 발행에 나선 기업이 여럿 등장한 것도 역대급 장세에 일조했다. 6년만에 공모채 발행을 재개한 네이버는 단일 회차 기준 최대 규모인 7000억원을 조달했다. 넷마블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수요예측에 나선 코웨이는 1조원에 육박하는 주문을 모으며 4200억원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이제는 ESG가 시장 대세

2021년 회사채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ESG채권은 저금리 기조가 촉발한 발행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1분기에만 총 6조3130억원의 공모 ESG채권이 시장에 나왔다. 현대자동차, SK㈜, LG화학, 롯데지주, 포스코인터내셔널, KB증권, 우리카드, 신한캐피탈 등 20~30곳의 기업과 금융사가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을 연이어 발행했다.

발행사는 ESG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산업 재해 예방, 중소기업 동반 성장, 사회적 약자 지원 등에 투입했다. 1조2000억원 가운데 무려 8200억원을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으로 책정한 LG화학은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양극재 증설, 소아마비 백신 개발, 협력사 금융 지원을 꾸준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의 ESG 활성화 정책에 맞춰 투자 전략을 재정비한 기관은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이 시장에 나올 때마다 치열한 매입 경쟁을 벌이며 발행사의 노고에 화답했다. 현대제철이 1월 말 발행한 5년물 녹색채권에는 모집액의 7배가 넘는 1조200억원의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ESG채권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기계, GS E&R, GS파워, 만도,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등이 4월부터 ESG채권 발행에 나선다. 은행, 자산운용사, 증권사가 잇달아 ESG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하는 등 기관 투자자도 늘어나는 공급에 대비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SG 경영이 재계의 이슈로 떠오르면서 2020년까지 금융사와 공기업에 치중됐던 발행 주체가 2021년 들어 일반 기업으로까지 빠르게 확장됐다"며 "BBB등급 회사채를 일정 수준 매입해야 하는 공모주하이일드펀드와 더불어 ESG채권형펀드가 상품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회사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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