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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금호T&I 처리방안 장고 끝 '매각' 결론 산업은행에 최근 의사 전달, 지배구조 걸림돌 해소·유동성 확보 목적

김규희 기자공개 2021-04-02 08:04:3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아니아나항공 인수를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금호리조트에 이어 금호티앤아이(금호T&I)도 매각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통합 시 발생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상 걸림돌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금호T&I 매각으로 어느정도까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손자회사인 금호T&I를 매각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세우고 KDB산업은행에 이 같은 내용을 최근 보고했다. 산업은행도 금호T&I 매각에 수긍하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T&I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IDT(보유 지분 37.3%), 아시아나에어포트(22.4%), 금호산업(18.7%), 아시아나세이버(14.9%)가 출자해 만든 지주회사다.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를 두고 보험대리점업 및 건물관리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금호T&I의 재무상태는 좋지 못한 상황이다. 모회사인 아시아나IDT의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금호T&I의 지난해 자산총액은 1987억원으로, 2019년 2290억원 대비 13.2% 감소했다. 부채총액은 1544억원, 자본총액은 443억원이다.

매출은 1년 새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매출은 327억원으로 2019년 662억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이 기간 207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적자(188억원)보다 손실폭이 더 커졌다. 매출의 절반을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를 대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그룹사 전체가 흔들리자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M&A 매물로서 매력도가 다소 떨어진 상황이다. 일단 아시아나IDT는 지난해 금호T&I 보유 지분 37.3%의 장부가액을 177억원으로 올려뒀다. 단순 계산으로 금호T&I 지분 100%의 장부가는 443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실제 매각가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자산 및 매출, 영업이익 등 추이를 보면 매물로서 매력도가 이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흔들려 매출이 반토막 난 데다 매각 이후에는 그동안 누려온 계열사 내부거래도 사실상 사라진다.

다만 자회사로 두고 있는 운송회사들을 기반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금호T&I는 자회사로 금호속리산고속, 금호고속관광(서울), 금호고속관광(전남)을 두고 있다. 이들 운송사의 2019년 매출은 총 355억원으로 금호T&I 연결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그룹 계열사 일감이 없어지더라도 운송업을 기반으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만큼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도 있어 보인다.

특히 대한항공은 매물로서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금호T&I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다양한 사정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있어 금호T&I가 지배구조법상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한진칼(지주사)→대한항공(자회사)→아시아나항공(손자회사)→아시아나IDT(증손회사)→금호T&I(고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진다.

문제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증손회사를 두려면 손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거나 2년 안에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2024년을 기점으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계획하고 있다. 이 경우 아시아나IDT(지분율 76.2%) 등 증손회사는 손자회사로 올라서게 돼 관련 규제 대상이 되지 않는. 다만 금호T&I는 증손회사가 돼서 공정법상 100% 지분 보유 지배구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결국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 계획을 수립하며 금호T&I 지분을 전량 확보하는 방안 대신 매각을 선택했다. 금호T&I 지분 100%를 인수하는 건 현실성이 떨어질뿐만 아니라 합병 후 필요한 자금이 많다는 점 역시 고려한 유동성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금호리조트를 금호석유화학에 매각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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