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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생존의 무기 '컬래버']'한화-두산' 수소·신재생에너지 협업 '한발짝' 빨랐다⑦지난해 7월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준공, SK·현대차·포스코보다 빨랐던 '맞손' 눈길

박상희 기자공개 2021-04-14 10:05:22

[편집자주]

수직 계열화는 국내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이었다. 시대가 변했다. ESG 열풍 속에 친환경 그린 모빌리티와 수소 경제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계열사를 통해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수직 계열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한 경영 전략이 아닐 수도 있다. 과거의 라이벌과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협업을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의 새로운 생존 무기가 된 '컬래버'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소 경제'가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현대차·SK·포스코그룹 등이 이니셔티브를 잡기 위해 올해 들어 장기 로드맵과 함께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수소사업에 박차를 가한 곳은 한화와 두산그룹이다.

1차 수소경제위원회가 발족한 게 지난해 7월인데, 양사는 이미 부생수소를 연료로 하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준공했다. 한화와 두산은 여느 대기업보다 앞서 수소를 앞세운 신재생에너지에 눈을 뜨고 시너지효과를 위해 선제적으로 맞손을 잡았다.

세계 최초·최대 부생수소 연료전지발전소 준공 '협업'

두산퓨얼셀과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7월28일 나란히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산업단지에 위치한 대산그린에너지에서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준공식'을 개최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양사는 공통적으로 세계 최초·최대 부생수소 연료전지발전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초점을 맞춘 세부내용은 달랐다. 두산퓨얼셀은 독자기술로 개발한 440kW 부생수소 연료전지 114대(총 용량 50MW)를 발전소에 공급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두산퓨얼셀은 앞으로 20년간 연료전지에 대한 유지보수도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산그린에너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발전소를 운영하는 한화에너지는 전기 생산 및 공급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췄다.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는 50MW(메가와트) 규모로 연간 40만MWh의 전력을 생산해 충남지역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발전소는 석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가 지하 배관을 타고 공급되는 방식으로 산소와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한다. 부산물로는 순수한 물만 생산된다. 기존 화력발전과 달리 발전과정에서 온실가스,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의 환경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발전소다.

한화는 두산퓨얼셀뿐만 아니라 계열사와의 협업도 강조했다. 발전소의 연료인 수소는 인근에 위치한 한화토탈로부터 공급받는다. 한화건설은 총사업비 2550억원을 들여 대산산업단지 내 2만m2 (약 6000평) 부지에 설치 및 시공을 맡아 건설했다.

◇'발전소' 주력 한화, 두산퓨얼셀 선제적 러브콜

한화와 두산의 이 같은 협업은 재계에서 빠른 행보로 여겨진다. 국무총리 주재로 1차 수소경제위원회가 발족한 게 지난해 7월이다. 올해 3월 열린 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SK그룹은 향후 5년간 약 18조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18조원은 수소사업 투자 규모로는 재계에서 최대다.

SK그룹의 수소사업 추진회사인 SK E&S는 1단계 목표인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3만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 경영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고 국내수소사업 협력을 강화를 예고했다.

한화와 두산이 손을 잡은 건 이보다 훨씬 전인 2018년 1월이다. 한화에너지는 한국동서발전, ㈜두산과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인 대산그린에너지를 설립했다.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발전소 운영을 맡고, 한국동서발전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서 생산한 신재생에너지인증서(Renewable Energy Certificate, REC)를 매입하며,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공급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한화가 파트너로 두산퓨얼셀을 선택한 것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기술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두산퓨얼셀은 2017년 5월, 전북 익산에 생산공장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440kW 연료전지를 연간 168대(총 74MW)까지 생산 가능하다. 두산퓨얼셀은 현재까지 총 433.86MW에 해당하는 987대의 연료전지를 국내에 공급했다.

◇한화에너지 이어 한화파워시스템도 두산퓨얼셀과 협업

한화와 두산의 신재생 발전사업 협업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준공식을 개최한 다음달 도시가스 폐압을 재활용한 신재생 발전사업 관련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의 주체는 한화에너지가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이었다.
2020년 8월 두산퓨얼셀, LS일렉트릭,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자산운용이 ‘연료전지 연계형 감압발전 시스템 기술개발 및 상품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한화파워시스템, LS일렉트릭, 두산퓨얼셀, 한화자산운용 관련자들이 모여 도시가스 회사 대상 신재생 발전사업(감압발전)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체결한 4개사는 △미활용 에너지 이용을 위한 기술교류 △복합 에너지원 활용 효율화 △사업모델 개발과 이에 대한 토탈 금융서비스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도시가스 정압소에서 감압 과정에서 버려지는 가스 압력을 에너지로 회수하는 터보 팽창형 발전기(TEG) 설비 생산과 공급을 수행한다. 두산퓨얼셀은 이 사업모델에서 연료전지 주기기를 납품해 열과 전기를 공급하고 장기유지보수(LTSA, Long Time Service Agreement)를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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