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mRNA 코로나19 백신 CMO '양수겸장' '타국 반출 불가' 불문율 딛고 첫 L/I…자체 신약 개발 역량도 확보
최은수 기자공개 2021-04-13 08:26:4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2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티팜이 제네반트로부터 지질나노 입자(Lipid Nano Particle, LNP) 약물 전달체 기술 도입(L/I)에 성공했다. LNP는 기술집적도가 높다 보니 각국에서 핵심 기술로 여겨 그간 반출을 지양해 왔다. 에스티팜은 이같은 불문율을 깨고 첫 기술 이전 사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LNP는 파이브 프라임 캡핑(Five Prime Capping, FPC)과 함께 전령 RNA(mRNA) 코로나19 신약과 백신 개발 과정에서 필수 기술로 꼽힌다. 에스티팜은 FPC 기술은 이미 보유했던 만큼 이번 L/I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원료 및 제조 CMO 레시피를 모두 갖췄다. 이와 함께 자체 mRNA 기반 신약 개발 역량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티팜은 최근 한국·일본 등 아시아 12개국에서 제네반트의 LNP 약물 전달체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 mRNA 백신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제네반트는 에스티팜으로부터 계약금과 기술이전 비용을 포함해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 및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최대 1억3375만 달러(한화 약 1500억원)를 받는다.
에스티팜은 기존 보유한 RNA 관련 기술과 CMO 능력 등을 인정받아 이번 계약을 성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mRNA 기술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미국 내에서도 핵심 미래산업기술로 분류한다. 이에 거래 또는 특허 분쟁도 주로 mRNA 백신의 원천기술 보유국인 미국 안에서 이뤄졌다.
에스티팜은 이같은 불문율을 깬 첫 번째 업체가 됐다. 에스티팜을 제외하면 mRNA 기술을 기반으로 백신 개발에 가세한 타국 업체는 바이오엔테크(독일)가 유일하다. 다만 바이오엔테크 또한 미국 소재 회사인 화이자와의 협업 체제로 진행한다.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조처다.
LNP 기술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반도체 공정'에 비유된다. RNA는 기존 저분자화합물보다 크기는 크지만 복잡한 염기서열 배열과 보존 과정에서 나노 단위의 공정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더나의 경우 10만분의 1그램에 해당하는 100마이크로그램(㎍), 화이자는 35㎍ 단위의 RNA를 투여한다.
에스티팜은 RNA 염기서열의 안전성을 높이는 FPC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기술력이 바탕이 돼 LNP 기술 도입 건도 성사할 수 있던 것으로 확인된다. 에스티팜은 FPC와 관련해 국내외 대형 제약사 및 바이오텍과 스마트 캡(Smart Cap) 시제품의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분자화합물보다 몇 백배는 큰 RNA를 체내에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도록 돕는 만큼 LNP 기술은 mRNA 기반 신약 개발의 핵심"이라며 "FPC와 LNP 기술을 확보하면서 추후 mRNA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자체 역량까지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스티팜이 기술을 이전해 온 제네반트는 미국의 바이오벤처 아뷰투스(Arbutus Biopharma)와 로이반트(ROIVANT Sciences)의 합작사다. 제네반트는 아뷰투스로부터 B형 간염(HBV)의 LNP 기술을 제외한 모든 적응증에 대한 권리를 기술 이전(L/O)받아 폭넓은 mRNA 기술 원천특허를 보유 중이다.
화이자는 일찌감치 제네반트의 관련 기술을 도입해 백신을 제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반트와 mRNA와 관련한 특허 논란을 빚던 모더나는 최근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고 로열티 지급을 비롯한 합의를 앞뒀다. 모더나는 그간 아뷰투스에서 퇴사한 인사가 설립한 바이오벤처로부터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특허청(PTO)은 해당 기술도 아뷰투스 특허에 저촉된다고 판단한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클리니컬 리포트]박셀바이오, '가보지 않은' NK 췌장암 임상 '숨고르기'
-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스 첫 '신약']'비상장 바이오벤처' 국산신약, 블록버스터에 도전장
- [Red & Blue]보라티알, 오염수 방류 중단되자 '소금 테마' 주도
- 초격차 저력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또 자체기록 경신'
- [Company Watch]'손바뀜 실패' 프리엠스, 매각 완주 가능성은
- [코스닥 MZ 리더가 온다]지배구조 재편 성공한 강원에너지, 성장 발판 마련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돈 굴리기' 보수적 접근, '채권 투자' 집중
- 콤텍시스템, 'BM 금융 솔루션 데이' 개최
- OTT 티빙, 마케팅담당 임원 '컬리→배민 출신'으로
- [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클리니컬 리포트]박셀바이오, '가보지 않은' NK 췌장암 임상 '숨고르기'
-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스 첫 '신약']'비상장 바이오벤처' 국산신약, 블록버스터에 도전장
- KDDF, 2기 체제 첫 인사 HLB제약 전복환 대표 영입
- 박셀바이오, 진행성 간세포암 타깃 'Vax-NK' 특허 출원
- 뷰노, '비파괴검사' 강자 이번엔 '안저분석' 혁신기기로
- [바이오텍 상장 재도전기]허리띠 졸라맨 벤처 10년, 건강한 비만약 실마리 찾다
- [클리니컬 리포트]티움바이오, TU2218 항암 적응증 '난치암'으로 확립
- 스카이테라퓨틱스, 심재학 엔솔바이오 CFO 영입
- [바이오텍 상장 재도전기]글라세움, 새 기전 '비만치료제' 인체서 반려견 '확장'
- [제약사 TSR 분석]보령, 뜻밖의 우주 주가향방 가른 '소통' 플러스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