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한화그룹의 선택]3세 시대 탄생 일조하는 키맨 '윤안식·신용인 전무'⑥'미래 한화 정체성' 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 양대 CFO
박기수 기자공개 2021-04-19 10:26:49
[편집자주]
2020년대 시작과 함께 한화그룹이 큰 변화를 예고 중이다. 복잡했던 계열사 이합집산 과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위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작년 한화솔루션에 이어 최근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 규모만 약 3조원에 달한다. 그 중심에는 한화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히 지목되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있다. 유증을 기점으로 시작될 신사업의 향후 행보는 그룹 총수가 되기 위한 김 사장의 마지막 경영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의 바쁜 행보와 2·3세 간 승계 과정에서 주목할 점을 더벨이 짚었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합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한화솔루션과 한화시스템은 미래 한화그룹의 정체성을 만들어 갈 핵심 자회사들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에너지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한화시스템은 차세대 모빌리티와 우주산업으로 전진하고 있다.3세 시대의 핵심 인물을 꼽자면 단연 그룹 후계자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시스템 모회사이자 방산 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기임원까지 부임하면서 사실상 금융을 제외한 한화그룹 전 사업을 일선에서 책임지기 시작했다.
다만 김 사장을 지근거리에서 돕고 미래를 그리는 전문경영인들의 역할도 한화의 현재를 떠받드는 대들보다. 회사의 큰 그림을 그리는 최고경영자(CEO) 외에도 한화의 진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재무관리자(CFO)도 업계의 조명을 받는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솔루션의 CFO는 각각 윤안식 전무와 신용인 전무다. 두 인물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한화의 현재를 만들고 근거리의 미래까지 책임질 핵심 인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솔루션 탄생·시스템 대형 유증 선봉장 윤안식 전무
윤안식 전무는 한화솔루션에서 임원을 달았던 인물이다. 2009년 말 한화솔루션의 옛 이름인 한화석유화학(2010년 한화케미칼로 사명 변경)에서 상무보로 승진해 이듬해부터 2년 동안 자금운영 금융팀에서 임원으로 일했다.
이후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있다가 2017년 말 전무 승진과 함께 한화케미칼 재경부문장(CFO)로 복귀했다.
윤 전무가 한화케미칼로 부임한 직후부터 현재의 한화솔루션이 탄생하기까지의 '대작업'이 시작됐다. 우선 2018년 8월 해외 손자회사였던 한화큐셀(Hanwha Q CELLS Co., Ltd.)을 자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와 합병했다. 동시에 한화큐셀은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이는 훗날 한화솔루션이 탄생하면서 태양광 사업의 밸류체인이 한화솔루션 한 곳으로 모이는 초석이 됐다.
그 다음 달에는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였던 한화첨단소재는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합병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탄생했다. 이후 2019년 7월 말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한화솔루션'이 탄생하게 된다. CFO였던 윤 전무는 대규모 사업개편 과정에서 합병 전략과 자금 운용 전략을 총괄했던 인물로 지목된다.
한화솔루션이 탄생하고 윤 전무는 2019년 말 곧바로 한화시스템 CFO로 부임했다. 이후 한화시스템은 에어택시 등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과 우주산업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저궤도 위성 안테나 시장의 핵심 기술 선점을 위해 미국의 카이메타(Kymeta)에 3000만 달러(약 330억원)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 예다.
최근 1조2000억원이라는 초대형 유상증자 역시 CFO인 윤안식 전무의 손을 거쳤다. 한화시스템은 모집된 1조2000억원 중 위성통신 사업에 5000억원을, 에어모빌리티 사업에 4500억원을 쓸 예정이다.
◇'한화 미전실' 경영기획실 출신 신용인 전무
삼성에 미래전략실이 있었다면 한화그룹에는 경영기획실이 있었다. 오너 직속 조직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곳이다. 초대 경영기획실장은 그룹 '2인자'로 불리는 금춘수 부회장이다. 이 조직은 2018년 5월 해체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기 정경유착 논란으로 대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한화는 대신 계열사의 독립 경영을 지원하는 역할인 '지원 부문'을 신설했다.
1966년생인 신 전무는 30대 후반부터 한화의 '핵'이었던 경영기획실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한양화학(한화솔루션)으로 입사한 뒤 10년 만에 경영기획실의 부름을 받았다.
2014년 한화케미칼 기획조정팀장으로 잠시 이동했던 신 전무는 2015년 초 임원 승진과 함께 다시 경영기획실로 이동했다. 이후 경영기획실이 해체하고 지원부문으로 변신했을 때도 신 전무는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작년 초 한화솔루션 탄생과 함께 초대 CFO로 부임했다. 윤안식 전무가 한화솔루션 탄생까지를 함께했다면, 신 전무는 탄생 이후 금고지기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작년 말 한화솔루션의 약 1조4000억원의 유상증자 역시 신 전무의 역할이 막중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로 모인 자금을 바탕으로 5년 동안 2조8000억원을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한다. 동시에 2025년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했다. CFO로서 신 전무의 역할이 막중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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