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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프리IPO 경쟁 막전막후 이네오스 막판까지 경합…결국 IMM 승리

한희연 기자공개 2021-04-29 08:15:0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8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였던 SK루브리컨츠 인수전이 IMM PE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지난 8년여간 SK루브리컨츠의 지분 활용 방안을 고민해 왔던 SK그룹은 수차례 매각 시도 끝에 IMM PE를 새로운 주주로 맞는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매각을 추진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IMM PE에 지분을 매각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결 직후 바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그동안 오랜기간 협상을 통해 주요 조건과 가격 등을 조율해온 양측은 별도의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작업 없이 바로 본계약을 체결하고 딜을 마무리짓는다.

IMM PE가 이번 딜을 통해 가져가는 지분은 40%로 약 1조1000억원의 가격으로 인수해 SK이노베이션에 이은 2대주주로 올라선다. 양측이 이번 거래를 위해 책정한 SK루브리컨츠의 엔터프라이즈밸류는 3조3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신설법인인 IMM크레딧솔루션(ICS)을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인수 딜 진행 주체로 삼고 있다. 인수금액의 절반 가량을 펀드를 통해 조달하고 인수금융으로 5000억원 정도를 차입할 예정이다. 인수금융 주선은 신한은행과 하나금융투자가 맡았으며 양사는 약 절반씩 인수금융 주선에 나설 계획이다.

SK그룹은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중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50% 미만의 소수지분매각이라는 큰 틀을 설정한 채 매각대상 지분이나 구조, 향후 협업방식 등은 원매자들이 자유로이 제안토록 요청했다.

지난해 9월 티저레터 배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장 수요 태핑을 시작한 매각측은 11월 들어 투자설명서(IM) 등을 배포하며 원매자군을 구체화 했다. 11월말 진행된 예비입찰엔 6~7곳의 원매자가 인수의향을 내비쳐 흥행에 성공했다. 한달뒤인 12월 말 매각측은 이중 IMM PE, 아폴로매니지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이네오스 등 4곳을 숏리스트로 추려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딜은 일반적인 M&A 딜 과정과 달리 이미 실사 단계에서부터 후보들과의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통상적으론 숏리스트가 선정되면 5~6주간의 실사과정을 거쳐 후보들은 본입찰에 바인딩 오퍼를 낸다. 이를 바탕으로 우협을 선정하면 그 이후 구체적 협상을 거쳐 SPA 체결이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딜의 경우 개별 후보들은 이미 숏리스트 선정 때부터 매각측과 가격을 비롯한 주요 조건들을 협의해 나갔다.

매각대상 지분율과 조건 등을 후보들이 각각 다르게 제시하는 형태로 딜을 진행했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이같은 프로세스가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3월 중순 바인딩오퍼를 제시하는 본입찰 격의 조건 제안 단계가 있었으나, 이미 후보들과 매각측은 그 이전부터 상당히 세밀한 부분까지 협상을 주고 받아왔다고 알려졌다.

모든 원매자들이 상당한 인수의지를 갖고 마지막까지 협상에 임하고 있던 상황에서 4월들어 유력 후보군에 대한 전망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IMM PE는 이미 이때부터 가장 강력한 원매자로 주목받았다.

딜에 임하는 적극성과 그간의 주요 소수지분 투자 트랙레코드, 목표수익률이 바이아웃 대비 낮은 크레딧 펀드의 성격 등을 감안하면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 신한금융지주, 케이뱅크, 현대삼호중공업 등 다수의 소수지분 투자경험이 있어 재무적투자자(FI)로서 요구할 수 있는 보장조건과 제시할 수 있는 협력조건에 대한 이해가 상당하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다른 원매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실제로 우협 선정을 건너뛰고 이날 계약을 체결하기 앞서 지난주는 막판 협상으로 가장 치열한 줄다리기가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IMM PE가 결국 인수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후보들 역시 매각측에 새로운 조건들을 계속 제시하며 판세를 뒤집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다고 알려졌다.

IMM PE와 함께 다크호스로 거론됐던 곳이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인 이네오스다. 이네오스는 신일본석유를 전신으로 하며 JX에너지, JXTG로 사명을 바꿔왔다. 2010년부터 울산에 SK루브리컨츠와의 합작법인을 세워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네오스는 SK루브리컨츠와 오랜기간 파트너관계를 유지해 온 데다 SI로서 앞으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IMM PE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아폴로PE는 미국에서 비슷한 업종의 투자 경험이 있어 하방리스크 방어에 주력하기 보다 SK루브리컨츠의 업사이드에 주목하는 조건을 제시해 어필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매각측의 조건 등에 빠르고 공격적으로 대응하며 딜을 완주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마지막까지 딜을 완주했던 재무적투자자(FI)들은 이번 딜이 SK그룹의 딜이라는 점에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미래먹거리 확보와 사업재편 등에 있어 F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다. 향후 다양한 딜 기회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미에서도 FI들은 이번 딜에 공격적으로 임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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