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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기아]주우정 부사장 컨콜로 불러낸 '차량용 반도체'Q&A 전 발언 자청, 생산·판매량 공유…이해관계자 안심 목적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1-04-27 08:21:1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던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사진)이 재등장했다. 주 부사장을 다시 컨콜로 이끈 건 다름 아닌 '차량용 반도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주 부사장은 '숫자'를 들고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을 안심시키는 데 집중했다. 미리 비축해뒀던 재고가 바닥나는 5월이 '보릿고개'가 될 거라면서도 3분기부턴 상황이 나아져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걸로 전망했다. 그는 "분명히 공급에 문제가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좀 과하게 리스크가 표현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기아는 22일 오후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컨콜'을 진행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주 부사장과 정성국 IR담당 상무, 이혜인 IR팀장이 참석했다. 이 팀장이 1분기 판매 실적과 요약 재무제표, 손익 등을 설명하는 것까진 전분기와 동일했다. 다만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질문을 받기 전 주 부사장이 발언을 자청했다.

기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주 부사장은 과거 컨콜 때마다 주요 현안에 대한 설명은 물론 애널리스트들의 질의에 적극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컨콜 특성상 CFO가 직접 나서 답변해야 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츰 발언 비중을 줄이기 시작하더니 지난 1월 있었던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콜' 때는 참석만 했을 뿐 입을 꾹 다물었다. 이를 두고 컨콜이 최고경영자(CEO) 직속인 IR부서 관할이라는 점을 존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 팀장의 발표가 끝난 후 "1분기 실적을 간단히 요약하고 한가지 정리해서 말씀드린 뒤 질문을 받겠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억제됐던 수요가 기대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신차 효과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부가적인 성격이 강했다. 바로 다음에 나온 이슈가 '메인'이었다.

주 부사장이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차량용 반도체였다. 추후 있을 질의응답에서 관련 질문이 나올 걸 예상한 듯 먼저 얘기를 꺼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완성차업체들이 반도체 수급난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보였다.

CFO답게 '숫자'를 가져왔다. 4월 누적으로 도매와 소매판매가 사업계획 기준 102%와 105%로 목표를 상회한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생산(공급)만 99%로 계획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중국에서 사업정상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생산을 줄이고 있다며 이를 제외하면 공급 역시 사업계획을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부사장은 "단단한 수요 탄력성, 신차 효과, 공급 100%가 당분간 지속되리라 보여진다"며 "재고 부족으로 애로를 겪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인센티브와 판촉비 감축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된 질의에도 직접 답변했다. 그는 2분기 생산차질 관련해 "4월까지는 이전에 키핑해뒀던 재고효과를 봤는데 이제는 거의 바닥이 났다"며 "가장 어려운 시점은 5월이고 6월은 좀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으나 3분기 이후 밀린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인 부침'이라고 말했다. "롱텀 베이스로 봤을 땐 큰 영향은 없지 않겠나 보여진다"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그는 차량용 반도체 관련 질문이 끝난 뒤에는 다시 자취를 감췄다. 이후 해외 현지생산이나 리브랜딩 등에 대해선 정성국 IR담당 상무가 답변을 전담했다.

이날 주 부사장의 답변은 지난 1분기 컨콜에서 정 상무가 밝힌 내용을 업데이트하는 측면도 있다. 당시 정 상무는 "10월부터 전체 품목을 리뷰했고 타이트한 품목을 기준으로 작년말부터 집중 관리를 시작했다"며 "향후 3~6개월 준비됐다고는 말 못해도 당장은 전반적인 생산차질이 없게 준비해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고 상황이 이전보다 악화되면서 CFO인 자신이 직접 나설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민감한 사안에 대한 정보를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공유해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한 차원이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주 부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손꼽히는 재무통 중 한명이다. 2008년 이사대우로 승진하며 기아 유럽법인(KME) 재무실장을 맡기 시작해 기아차 재무관리 실장,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 등을 두루 경험했다. 기아에서는 2019년 전무로 승진하며 올해로 3년째 CFO인 재경본부장을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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