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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해외사업 리뷰]하나금융, '해외자산·수익' 확장 전략 숨고르기②주요 해외거점 영업자산 감소, 시장별 수익 규모 편차 확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1-04-28 07:07:5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국내에서 해외사업 네트워크가 가장 탄탄한 곳이다. 옛 외환은행 시절부터 꾸준하게 주요 선진 금융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동남아 등 신흥 금융시장에서도 인수합병(M&A) 등 방식으로 급격히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리테일부문을 통한 현지화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해 이러한 해외시장 확장전략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주요 해외거점에서 직접 발생한 영업수익은 성장세가 멈추며 2018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각 지역별 투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비유동자산도 2019년을 정점으로 지난해에는 오히려 감소했다.

◇‘중국·인니’ 끌고 ‘미·일’ 거들고…신흥시장서 성장은 주춤

하나금융의 해외사업 성과는 글로벌 각 지역별 영업수익(매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해외사업 확장 전략이 추진되면서 한국시장에서의 영업수익 비중은 소폭 줄어들고 해외시장 영업수익 비중이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해외시장 영업수익 비중은 다시 하락했다.

하나금융이 외부고객으로부터 거둔 지역별 영업수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해외시장 영업수익 비중은 6.88%였다. 이 비율은 2018년 7.85%, 2019년 7.97%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7.79%로 2018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러한 해외시장 수익 창출력 저하는 하나금융이 진출한 주요 해외거점별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하나금융은 홍콩, 싱가포르,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영국, 캐나다 등 8곳에서 발생한 영업수익을 별도 집계해 공시한다. 나머지 진출국은 기타지역으로 분류해 합계 공시한다.

지난해 8곳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2019년 대비 수익이 늘어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3곳은 수익이 줄었다. 또 베트남과 미얀마 등이 속한 기타지역 역시 수익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과거부터 하나금융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주요 해외거점에서의 수익은 계속해 증가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전략적으로 해외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곳에선 수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더불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거점에서도 수익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신흥 금융시장 등 해외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는 베트남과 미얀마 등 기타지역에선 성장동력이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미국과 더불어 선진 금융시장의 중심에 있는 영국과 캐나다, 홍콩 등 지역에선 오히려 경쟁력이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홍콩 영업수익은 2019년 780억원 대비 20.09% 줄어든 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국도 2019년 295억원에서 지난해 225억원으로 수익이 3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에선 365억원에서 293억원으로 25.11%의 수익 감소를 겪었다. 기타시장 수익도 2019년 1461억원에서 지난해 1346억원으로 10.78% 줄어들었다.

반면 수익 규모가 커진 곳도 있다. 주로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하나금융이 최근 전략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곳들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거둬들인 수익은 2027억원으로 2019년 1684억원 대비 24.86% 늘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에서도 2019년 1476억원 대비 23.21% 늘어난 1809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곳은 일본이었다. 2019년 309억원이던 수익이 지난해 362억원으로 31.12% 늘었다. 이어 미국에선 2019년 418억원이던 수익이 지난해 457억원으로 9.66% 커졌다. 싱가포르에선 2019년 298억원 대비 16.81% 늘어난 34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해외거점 영업자산 축소, 미·중 빼고 다 줄었다

하나금융의 해외사업 전략과 성과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는 또 있다. 비유동자산 현황을 통해 글로벌 각 지역별 해외사업 투자 성과와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비유동자산은 판매 또는 처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영업활동에 사용하고자 취득한 각종 자산이다. 여기에는 건물, 토지, 차량 등 유형자산을 포함해 법률상으로 인정되고 있는 권리 및 영업권 등 무형자산도 포함된다. 비유동자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활동을 위한 투자가 활발히 일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몇 년 동안 하나금융의 해외 비유동자산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해외사업 성장을 위해 다양한 투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형태의 영업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현지법인 및 지점, 사무소 등을 설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자산들이 대거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2019년 하나금융의 해외 비유동자산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이에 따른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 대한 파생투자도 단행됐다.

2018년 264억원 수준이던 중국시장의 비유동자산은 2019년 1924억원으로 628.09% 증가했다. 중국 현지 금융사 지분 인수와 네트워크 구축 등에 따른 결과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2018년 127억원 수준이던 비유동자산은 2019년 997억원으로 685.01% 늘었다. 이와 함께 중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서도 자산이 크게 늘었다.

성장성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일본과 영국, 캐나다, 미국 등 전통적으로 하나금융이 주력하고 있는 선진 금융시장에서도 자산이 증가했다. 이외 기타시장 역시 베트남과 미얀마 등에 대한 현지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9년을 정점으로 주요 해외거점별 자산성장은 멈췄다. 오히려 지난해에는 하나금융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은 대부분 지역에서 자산 규모가 축소됐다.

미국과 중국 시장을 제외한 해외사업 네트워크 전반에서 비유동자산이 감소했다. 하나금융 해외사업 전체적으로 2019년 2472억원이던 해외 비유동자산은 지난해 3101억원으로 10.7% 가량 감소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컸는데 현지 금융당국의 인허가 등 행정적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자산 성장이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영업자산 등 외형은 일부 줄었지만 수익이 확대되는 등 내실은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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