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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매물' ES큐브, 이유 있는 물밑 인수전 한빛대부, '정보공개' 상장사 보유 부담…우량 매물 품귀로 자금회수 기회

박창현 기자공개 2021-05-20 09:01:3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7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ES큐브가 매각설에 휩싸였다. 다수의 잠재후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인수 의사를 표명하면서 군불을 지폈다. 대주주 측은 당장 팔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시간 문제일 뿐 언제든 거래 성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응이다. 실질 대주주 '한빛자산관리대부(이하 한빛대부)'의 은둔 경영과 투자금 회수, 우량 상장사 품귀현상 등 ES큐브가 매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차고 넘친다는 분석이다.

ES큐브는 최근 코스닥 M&A 시장에서 단연 뜨거운 종목이다. 잠재 투자자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 측은 원매자들의 뜨거운 구애에도 불구하고 "당장은 팔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ES큐브가 잠재 매물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실질 대주주 한빛대부의 경영 전략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한빛대부는 국내 1위 부실채권(NPL) 추심기업으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오랜 기간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다. 드디어 지난해 ES저축은행을 갖고 있던 ES큐브가 매물로 나오자 발 빠르게 움직여 그 염원을 이뤘다.

저축은행을 손에 넣은 한빛대부 입장에서 ES큐브는 더 이상 효용 가치가 없다. 저축은행을 계속 소유하면서 ES큐브를 팔 방법 또한 다양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분할 매각이나 매각 후 재매입 카드를 쓰면 된다.

한빛대부의 보수적 경영 기조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빛대부는 설립 7년만에 자산 2조원 시대를 열며 대부업 시장에 큰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하다 보니 경쟁사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 또한 저축은행 우회인수 건과 맞물려 감시 수준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자 창업자이자 오너인 양은혁 회장 또한 은둔 경영에 나서고 있다.


아무리 보수적인 기업도 상장사를 인수하게 되면 여러 공시 의무를 짊어져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 이에 잠재후보자들 역시 대주주의 상장사 정보공개 부담감을 사전에 인지하고 발 빠르게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M&A 진행을 통해 빠르게 투자금도 회수할 수 있다. 한빛대부는 지난해 ES큐브를 인수하는데 총 740억원의 현금을 썼다. ES큐브를 팔고 곧바로 ES저축은행을 되산다고 하더라도, 상장사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최소 100억원 이상의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시장에선 예상하고 있다. 한빛대부 입장에서는 사업 시너지가 적고, 정보 공개 부담이 큰 계열사를 팔아 묶이는 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시장에 우량 상장사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점도 ES큐브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ES큐브는 작년 말 별도 기준으로 대표 재무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이 12.4%에 불과하다. 여기에 주력인 텐트 사업도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최근 수년간 꾸준히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14억원을 달성하며 고점을 찍었다.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ES큐브 잠재투자자들이 아무런 근거 없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당장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더라도 선제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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