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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최소공모' 라온테크, 재무·사업 터닝포인트 만들까최대주주 지분율 희석 우려, 10% 신주 발행 그쳐…시설·운영자금 불충분 지적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1-05-25 10:29:28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1일 0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음달 코스닥 이전상장을 앞둔 '라온테크'가 최소비율 수준의 공모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현금흐름을 반전시키고, 사업 확장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지난해 말까지 현금유출이 있었던 데다 글로벌 향 설비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만큼 공모금 규모가 다소 적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라온테크는 총주식 수의 10.23% 수준인 50만주를 신주 발행한다. 공모가 밴드 하단인 1만2800원 기준으로 공모금액은 64억원이다. 공모금액 중 30억원은 시설자금에, 31억원은 운영자금에 투입한다. 수요예측 기간은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다.

라온테크는 하반기 코스닥 기대주로 꼽히는 로봇, FA(자동화 기기) 제조기업이다. 창업주 김원경 대표가 2000년 테크노넷으로 설립한 후 나온테크를 거쳐 2016년 현재의 사명을 확정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인 김 대표는 1990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중공업 중앙연구소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까지 라온테크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2015년 코넥스에 상장하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지분율은 운영자금과 연구개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9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23.78%로 희석됐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기업의 최대주주로서는 낮은 수준의 지분율로 평가된다.

배우자 최정윤 씨(11.44%), 창업 멤버인 오진호 부사장(7.76%)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우호지분을 보태고 있지만, 대규모 공모를 진행할 경우 지분율 하락이 뒤따르는 만큼 공모비율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공모 후 김 대표의 지분율은 21.28% 수준으로 희석된다.

라온테크는 2019년과 지난해 연이어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현금유출을 겪었다. 수원 신사옥 이전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110억원 가량의 차입금을 조달했고, 실적이 크게 꺾이면서 유동성 흐름이 둔화한 탓이다. 라온테크는 수주 부진 등으로 2019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절반 수준인 126억원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3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지난해의 경우 8억원의 순이익을 내고도 7억원 가량의 현금 유출이 뒤따랐다.

장단기차입과 매입채무 등을 합산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51.18%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억원 수준이다. 유동비율은 114.02%, 당좌비율은 69.88%로 지난해 말까지 곳간이 거의 비어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모로 유입될 60억원(발행제비용 제외)이 라온테크의 숨통을 틔우고,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금유입으로 당장 재무구조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30억원을 배정한 시설투자금이 경쟁사들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라온테크는 반도체 진공 로봇모듈 시장을 놓고 국내의 싸이맥스, 미국 브룩스(Brooks Automation), 일본 ULVAC 등과 경쟁하고 있다. 생산능력, 설비규모 등에서 상대적 열세로 평가된다. 특히 유사기업으로 분류한 국내의 싸이맥스의 경우 1분기 반도체 부문(진공로봇 등)에서만 62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싸이맥스가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해 꾸준히 시설투자를 진행,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공장·설비 등을 포함한 유형자산의 규모는 싸이맥스가 260억원, 라온테크가 98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 크다.

업계에선 지배력 이슈 등으로 인해 라온테크가 향후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을 활용한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부채 부담 때문에 금융권 차입 카드를 꺼내기도 여의치 않다. 결국 기댈 곳은 영업으로 창출되는 내부현금흐름 뿐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다행인 점은 올해 고객사 향 공급이 늘면서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라온테크는 매출액 105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사업 순항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투자가 확대되면서 테스, 원익IPS 등 장비제조사에 진공용 로봇 납품이 확대된 덕택이다.

현금흐름 역시 개선되고 있다. 1분기 17억원 가량의 순이익이 산입되면서 현금성자산이 25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다만,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라온테크는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중국 등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 향 로봇팔 제품의 공급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미국·중국 엔드유저 향 공급 역시 늘고 있어 지속적으로 실적은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매출액 중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웨이퍼 이송 로봇 모듈 'SmartFab' 의존도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라온테크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 집중돼 있던 공급선을 삼성전자로 이원화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말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로봇팔) 양산 역시 시작했다"면서 "올해부터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 순이익 발생이 예상되는 만큼 상장 이후 현금흐름은 안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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