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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삼천리]이사회의장·대표이사 겸직…독립성보다 효율성 강조②지배주주 이만득 명예회장 배제 전문경영인 CEO가 겸임…사측 "효과적 의사결정에 부합"

이우찬 기자공개 2021-05-25 08:13:1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천리 이사회는 소규모 이사회에 대표이사가 이사회의장을 겸직하는 방식을 결합해 의사결정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사업재편 등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대 최대 14명 규모였던 이사회를 현재 5명까지 줄였고, 이사회의장은 대표이사가 겸직하는 구조를 유지한다.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의 이사 중 이사회의장은 사내이사인 이찬의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고 있다. 삼탄(현 ST 인터내셔널) 사장, 고문을 지낸 이 부회장은 삼천리 고문, 사장에 이어 2017년부터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삼천리 정관은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 분리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정관 36조(이사회의 구성과 소집)에 따르면 이사회의장은 대표이사가 맡게 돼 있으며,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있을 때 해당 이사가 이사회의장을 맡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3월 이사회의장에 선임됐으며 올해 3년 임기의 이사회의장에 다시 선임됐다.

삼천리는 사업보고서에서 "이찬의 이사는 기업 운영 및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아 이사회의 전략적 운영에 가장 적합하므로 의장으로 선임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회사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는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대표이사가 이사회의장을 역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앞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한준호 회장이 이사회의장을 맡았다. 한 회장 또한 전문경영인이다.

한국전력 사장을 지낸 한 회장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대표이사 부회장, 2011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현재는 미등기임원 회장이다. 한 회장에 앞서 이사회의장은 당시 대표이사였던 이영복 사장이 맡았었다.

이사회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여부는 기업들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 목록 중 하나로 이사회 부분에 해당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이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회의장은 경영진을 대표하는 이사와 분리해 선임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을 권고한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는 지배구조 투명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은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의 직책을 분리하는 안에 찬성하고, 분리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합치는 안에 반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5명으로 소규모 이사회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의장을 겸직해 경영의 효율성은 높일 수 있지만 의사결정의 투명성, 독립성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ESG가 중시되는 가운데 기업지배구조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 분리가 대세인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해 삼천리도 대표이사, 이사회의장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배주주 일가인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의 경우 이사회의장을 맡은 적이 없어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 명예회장은 1993년 삼천리 회장에 취임했다. 삼천리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전문경영인체제로 경영 방향을 잡고 이사회의장을 맡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명예회장이 회장으로 재직 당시 이영복 사장, 한준호 회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대표이사로 이사회의장을 맡았다. 이 명예회장은 2016년 등기임원에서 사임하고 이사진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 전문경영인체제에 더욱 힘이 실린 모습이다.

삼천리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은 계열사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책임경영, 현장경영을 중시해왔다"며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사회의장을 맡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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