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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에쓰오일, 수소시장 직접 진출 머뭇거리는 까닭은⑩"사우디 아람코 정유 자회사 역할 제약"…정유·석유화학 집중 신사업 직접 추진 한계

이우찬 기자공개 2021-06-10 08:15:51

[편집자주]

국내 정유사는 1년 새 극과 극을 오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는 합계 4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정유 4사의 합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올라섰다. 손에 쥐고 있는 원유는 그대로인데 유가 및 정제마진 변화에 따라 평가손익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정유업 외에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정유 4사의 사업방향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은 지분 투자 방식을 활용해 수소시장에 숟가락은 얹었지만 시장 직접 진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다른 정유사가 수소를 직접 활용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힌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에쓰오일을 '수소'로 묶을 수 있는 최근 행보는 수소 연료전지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한 사례가 꼽힌다. 에쓰오일은 지난 3월 에프씨아이(FCI, Fuel Cell Innovations) 투자 소식을 알렸다. 에쓰오일이 FCI에 투자한 규모는 82억원으로 지분 20%를 확보해 국내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쓰오일은 FCI를 통해 수소시장에 간접 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FCI는 40여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한 한국-사우디아라비아 합작기업으로 2018년 창립했다. SOFC는 가장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로 기존 연료전지보다 발전 효율이 높고, 크기가 작아 주택, 건물, 발전사업용으로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수소시장은 2050년 2조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전체 에너지 수요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수소시장 규모가 오는 2050년 12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른 정유사는 시장 직접 진출로 가닥을 잡고 있다. 지금 당장 수익성이 나오지는 않지만 수소경제 확대를 대비해 신사업으로 '수소'를 키워드로 삼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연 10만톤의 블루수소를 생산·판매하고 한국남동발전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발전 시장에 진출한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손을 잡았다. 한국가스공사의 LNG 인수기지 내 유휴부지에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SK에너지는 SK그룹의 수소사업에서 수소충전소 생태계 구축 등을 담당한다.

에쓰오일이 수소사업을 직접 추진하기보다 지분투자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에쓰오일이 놓여 있는 위치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 아람코의 정유 자회사인 에쓰오일은 정유 이외에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Aramco Overseas Company(AOC)는 에쓰오일 보통주 63.41%를 쥐고 있는 최대 주주다. AOC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자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정유를 기반으로 하는 모회사 아람코가 있어 정유 이외 수소 등 신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정유에서 파생되는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올레핀 하류시설(ODC) 등을 통해 석유화학사업 확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아람코의 동북아 공략을 위한 아웃렛이자 다운스트림(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으로 판매하는 단계) 자회사"라며 "아람코에서 원유를 20년 장기공급 계약으로 공급받는 등 원유정제설비를 풀가동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에쓰오일이 아닌 아람코가 먼저 나서 직접 수소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기업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3월 아람코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수소·암모니아 MOU를 맺은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유 자회사 현대오일뱅크가 아람코로부터 LPG를 수입해 수소생산설비를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하고 탈황설비(황산화물 제거 장치)에 활용하거나 차량·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또 아람코에게 블루 암모니아를 제공받아 2024년까지 설립 예정인 LNG보일러의 연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수소사업 전 분야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FCI 지분투자를 했고,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관련 코하이젠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하이젠은 버스·트럭 등 상용차용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현대차, SK에너지, 에쓰오일, 지역난방공사 등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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