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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달러채 복귀' 하나은행, 글로벌 초우량기관 잡았다SSA 비중 확대, '타이밍·ESG·안정성' 삼박자 효과…역대 최장 만기, 최저 쿠폰 달성

피혜림 기자공개 2021-06-11 12:54:06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2년만에 공모 달러채 시장에 복귀해 흥행에 성공했다. 6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은 물론 하나은행 발행물로써는 최장 만기·최저 쿠폰 기록을 달성했다. 전주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를 드러내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완화된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번 딜에는 초우량 기관으로 꼽히는 정부·국제기구·기관(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의 참여가 빗발쳤다. SSA의 경우 AA급 이상 우량 크레딧물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A+' 크레딧물이지만 한국물(Korean Paper)과 국내 시중은행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SSA의 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2년만의 달러채 조달, 투자자 화답…타이밍 빛났다

하나은행은 이달 16일(납입일 기준) 6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RegS/144a)를 발행한다. 9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지에서 투자자 모집에 나선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하나은행은 2019년 이후 2년여만에 공모 달러채 시장을 다시 찾았다.

투자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북빌딩(수요예측)에는 최고 30억달러의 자금이 몰리는 등 기관들의 사자 행렬이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남은 주문 금액은 25억달러가량으로, 참여 기관은 135곳에 달했다. 하나은행이 5억달러에서 6억달러로 발행 금액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

미국 테이퍼링 이슈가 완화된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달 4일 미국의 5월 비농가 신규고용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드러나자 경기 과열 및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 등이 약화됐다.

달라진 분위기에 글로벌 채권 투심은 더욱 고조됐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 영업일인 7일과 8일 세계 각국 기업들의 채권 발행 물량이 쏟아졌다. 이후 9일에는 조달 행렬이 소강상태를 보여 하나은행 채권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졌다. 9일 아시아 기관 중 발행에 나선 곳은 하나은행과 중국농업은행(ABC)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으로서의 강점 역시 단연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번 딜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조달 자금의 사용처가 친환경·사회적 프로젝트 등으로 제한된다.

하나은행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이 올 3월 전 계열사의 탄소중립·탈석탄 등을 선언한 결과다. 이번 ESG 발행에서도 이같은 친환경 전략 등을 적극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관 역시 비대면 로드쇼 당시 ESG 사용처 및 관련 경영 전략 등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SSA로 투자 저변 확대…최장 만기·최저 금리 동시 달성

하나은행은 이번 딜에서 SSA 등 초우량 기관에 다수의 물량의 배분해 달라진 위상을 드러냈다. 전체 발행물의 28%가량이 SSA 등에 배정됐다. 안전자산 투자 성향이 강한 은행 자금운용 부문(Bank Treasury) 역시 30%를 가져갔다.

그동안 SSA 등의 초우량 기관은 주로 국책은행과 공기업 등 AA급 크레딧물을 중심으로 한국물을 담았다. 다만 최근 한국과 국내 시중은행의 안정성 등이 부각되자 하나은행 등 A급 금융기관물로도 투자 영역을 넓히는 양상이다.

투심에 힘입어 하나은행은 역대 최장 만기와 최저 금리를 동시에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나은행이 공모 달러채 시장에서 5.5년물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은 3년 혹은 5년물 중심의 조달을 이어왔다. 테이퍼링 우려 완화 등으로 벤치마크 스프레드가 낮아지자 5년물과 5.5년물간 조달 비용 차이가 미미해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스프레드(가산금리)는 미국 5년물 국채금리(5T)에 5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높은 투심을 바탕으로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 대비 35bp를 절감한 수치다. 이에 따른 쿠폰(coupon)과 일드(yield)는 각각 1.25%, 1.295%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시중은행 5년물 스프레드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조달로 하나은행이 5bp가량의 마이너스 뉴이슈어프리미엄을 달성했다고 관측했다. 5년물 선순위채를 기준으로 삼더라도 이번 쿠폰금리는 하나은행 사상 역대 최저 수준으로, 만기를 늘림과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린 모습이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과 크레디아그리콜, HSBC, MUFG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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