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2막]빗썸의 '아킬레스건' 지배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③ 창업자 사임하면서 격동기 시작…김재욱·김병건·이정훈 3파전 끝에 경영권 정리
성상우 기자공개 2021-06-15 08:09:12
[편집자주]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에 대해 긍정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거대한 사기극이란 지적부터 미래 화폐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불확실성 속에 벌써 수백만명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의 스탠스는 복합적이다. 규제는 하지만 세금은 걷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 규제 속에 수많은 거래소는 폐쇄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생존한 거래소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2막으로 접어든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사업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08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복잡한 지배구조는 빗썸의 대표적인 취약점이다. 이 지배구조 탓에 그동안 매각 작업 역시 매번 난관에 부딪혔다. 최대주주 한 곳의 지분 뿐만 아니라 대주주 여러명의 이해관계가 딜에 얽혀들었기 때문이다.실제 빗썸의 감사보고서만 봐선 누가 최대주주인지 한 눈에 파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들이 지분 구조 사이에 끼어있고, 10% 이상 지분율 보유한 주요 주주가 여러 명인데다 순환출자 구조도 발견된다. 금융권에 준하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당국의 규제 방향성을 볼 때 이같은 지배구조는 중장기적으로 치명적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복잡한 지배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빗썸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수년전부터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태동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빗썸은 여러 곳의 인수 타깃이 돼왔다. 법인과 그 법인의 소유주인 개인이 동시에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고, 주식을 매입한 컨소시엄이 깨지면서 지분 구조가 분산되기도 했다. 각종 소송이 진행되면서 이들 사이에서 지분율은 수시로 변동됐다. 2~3년간 이 과정이 반복된 결과가 현재의 빗썸 지배구조다.
빗썸 역시 창업 초기엔 설립자 중심의 단순한 지배구조를 가진 회사였다. 창업자인 김대식 전 대표가 2014년 설립한 '엑스코인'이라는 법인이 그 시초다. 엑스코인은 이듬해 비티씨코리아닷컴(현 빗썸코리아)으로 사명을 바꾸고 거래소명도 현재의 '빗썸'으로 바꿔달았다. 당시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최대주주는 100% 지분을 보유한 엑스씨피(현 빗썸홀딩스)였다.
빗썸 지배구조가 복잡해지기 시작한건 비덴트와 옴니텔(현 티사이언티픽)이 지분을 취득하면서부터다. 2017년 발생한 서버 장애 사태로 김대식 창업자가 책임을 지고 사임한 이후 빗썸의 격동기가 시작됐다. 수개월에 한번씩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오너십이 흔들렸다.
이 틈을 타 비덴트가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 10.55%와 그 모회사인 엑스씨피 지분 10% 가량을 확보했다. 같은 시기 모바일 방송 서비스 업체 옴니텔도 8%대의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을 취득했다. 엑스씨피의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율은 76% 수준으로 떨어졌다. 엑스씨피는 이듬해 비티씨홀딩컴퍼니(현 빗썸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빗썸 지배구조는 2018년 성형외과 의사 출신인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더 큰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김 회장은 BK글로벌컨소시엄(현 BTHMB홀딩스)을 통해 비티씨코리아닷컴 모회사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1주를 취득키로 하고 계약금을 납입했다.
현재 빗썸의 실소유주로 꼽히는 이정훈 전 의장(당시 아이템매니아 전 대표) 이름은 이때 처음 등장한다. 김 회장이 내세운 인수주체(BK글로벌컨소시엄)를 90%대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는 BK SG에 이 전 의장이 지분출자(지분율 49.997%)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의 존재가 드러났다.
당시 계약이 성사됐다면 빗썸 지주사(비티씨홀딩컴퍼니)를 지배하는 BK글로벌컨소시엄을 김 회장과 이 전 의장이 절반씩 소유하는 형태가 이뤄지는 그림이었다.
김 회장은 끝내 잔금을 납입하지 못했다. 이에 비덴트는 BTHMB홀딩스(구 BK글로벌컨소시엄)가 갖고있던 빗썸홀딩스(구 비티씨홀딩컴퍼니) 주식 중 김 회장 보유 물량에 질권을 행사해 1150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이로써 빗썸홀딩스 지분율을 기존 9.5%에서 34.24%로 끌어올린 비덴트는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이 전 의장과 비덴트 소유주인 김재욱 대표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졌다. 김 회장이 물러난 후 이 전 의장은 BTHMB홀딩스를 지분 과반을 차지했고, 이 회사를 통해 10%대의 빗썸홀딩스 지분을 확보한 상태였다. 아울러 빗썸홀딩스 지분 30% 수준을 매입한 페이퍼컴퍼니 디에이에이(DAA)의 최대주주가 이 전 의장이 지배하는 BTHMB홀딩스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이 전 의장이 존재감이 부각됐다. 단일 주주로선 김 대표의 비덴트가 최대주주였으나 이 전 의장이 직간접적으로 행사하는 의결권이 더 커진 셈이다.
지난해 초 이사회에서 이 전 의장이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당시 확정된 지배구조는 현재까지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다.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구 비티씨코리아닷컴)를 74% 지분율로 지배하는 지주사 빗썸홀딩스를 이 전 의장이 BTHMB홀딩스와 디에이에이를 통해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빗썸홀딩스와 빗썸코리아 지분을 각각 34.22%와 10.28% 보유하고 있는 비덴트는 단일 최대주주지만 전체 추산 의결권상으론 이 전 의장에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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