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온시스템 M&A]투자 휴지기 칼라일, 유력 인수후보로 급부상글로벌 본사 1차 투심 통과…골드만·CS 앞세워 매물 분석

한희연 기자공개 2021-06-24 07:31:2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3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 한온시스템 인수전이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본격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특히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들이 골고루 예비입찰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에서 글로벌 대형 펀드인 칼라일그룹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칼라일은 딜 초반부터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돼 왔다. 실제로 아시아 뿐 아니라 글로벌 측면에서 이번 딜을 사전에 치밀하게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인수의지와 여력 측면에서 강력한 원매자로 꼽히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되고 있는 한온시스템 매각 예비입찰에 칼라일그룹과 베인캐피탈 등 외국계 PE와 프랑스 발레오와 독일 말레 등 SI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 에버코어는 국내외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하며 인수전 참여를 독려해 왔다.

SI중에서는 LG그룹과 한라, 콘티넨탈, 프랑스의 발레오, 독일의 말레 등이 IM을 수령했다고 알려진다. FI 중에서는 칼라일, 베인캐피탈, 블랙스톤, KKR, TPG 등 대형 PE들이 IM을 받아갔다.

칼라일 그룹은 사전 마케팅 단계서부터 원매자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던 곳이었다. 일찌감치 국내외 SI들을 접촉하며 컨소시엄 구성 의사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만큼 한온시스템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보며 사전 스터디를 해 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1차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한온시스템 인수건이 통과됐다는 점 때문에 시장에서는 칼라일을 가장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그 동안 칼라일은 수 차례 한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시도했으나 내부 투심위에 막혀 성사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전은 예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칼라일은 KKR과 더불어 글로벌 수위를 차지하는 대형 PE다. 외국계 중 최초로 한국에 진출해 투자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은 바이아웃 투자 이력이 없었다. 지난 2014년 투자해 2018년 SK텔레콤 컨소시엄에 매각한 ADT캡스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바이아웃 투자건이었다. ADT캡스로 칼라일은 3년간 9000억원 대의 차익을 남기며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2019년말 칼라일은 김종윤 골드만삭스 아시아(일본 제외) M&A 대표를 아시아 바이아웃 매니징 디렉터로 영입했다. 칼라일의 한국 대표 자리는 1년간 공석이었는데 김 대표는 아시아를 비롯해 한국지역의 바이아웃펀드 책임을 맡게 됐다. 따라서 칼라일이 한국시장에서 이전같은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세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김 대표 영입후 칼라일은 2020년 6월 KB금융지주가 발행하는 교환사채 2400억원에 투자하며 투자의 포문을 다시 열었다. 해당 딜은 KB금융과의 전략적 제휴를 약속하며 이뤄진 것으로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앞으로의 협력 기회 발굴 등이 배경이 돼 성사됐다.

올해 초에는 카카오모빌리티 프리IPO에 참여해 2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모빌리티산업의 성장성에 베팅, 초기 투자를 통해 수익 기회를 엿본 셈이다. 다만 KB금융과 카카오모빌리티 투자는 모두 소수지분에 투자한 셈으로 김 대표 영입 이후 랜드마크가 될 만한 대형 바이아웃 딜을 한건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받아 왔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칼라일은 지난 3년간 국내 대형 바이아웃 딜을 거의 모두 탐색하며 투자 기회를 노렸다. 최근까지는 CJ그룹으로부터 뚜레주르를 인수하는 딜을 막바지까지 진행하기도 했으나 SPA 체결 직전 협의가 무산되기도 했다.

한온시스템은 8조원이 거론될 만큼 국내 시장에선 초대형 딜로 통한다. 칼라일급 펀드는 일단 살펴볼 수 밖에 없고 소화해 낼 수 여력이 있는 딜인 셈이다. 칼라일 또한 한온시스템 매각 시작 전부터 매물에 관심을 가져 왔고 매각이 본격화되자 일찌감치 자문사단을 꾸리고 검토를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칼라일은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를 금융자문사로 선임하고 사전 검토를 진행해 왔다. 법률자문의 경우 레이텀앤왓킨스가 주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칼라일과 오랜기간 관계를 맺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수의 자문을 진행해 온 이력이 있다. 다만 국내법과 관련한 자문도 일정부분 필요해 광장을 추가로 선임, 두개의 로펌이 협력하고 있다.

자문사단의 규모에서도 볼 수 있듯 칼라일이 한온시스템을 검토하는 태도는 상당히 진지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팀 뿐 아니라 아시아, 미국 쪽 팀과도 협력하며 이번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져 가격 조건이 맞을 경우 성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딜 초반 LG그룹과의 컨소시엄 가능성도 부각됐으나 칼라일은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했다. 단독으로 가져가도 인수와 포트폴리오 운용 등에 있어 여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그만큼 사전 스터디가 상당부분 돼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딜 규모를 감안할 때 다른 인수후보의 경우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을 경우 인수여력이 충분치 않은 곳이 많은 대비되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딜의 관건은 한앤컴퍼니와 칼라일의 가격 눈높이가 어느 정도 타협을 볼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22일) 시가총액은 8조9945억원이었다. 이번 매각대상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50.5%와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가 보유한 지분 19.49% 등을 포함한 69.9%다.

매각측은 여기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칼라일을 포함한 인수후보들은 매각측이 제시한 장밋빛 전망을 실사과정에서 하나하나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사기간중 올해 상반기 실적이 어느정도 확인되고 올해 전체 실적전망이 가늠되면 매각측과 인수측의 가격 줄다리기가 상당히 강도높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온시스템 딜에서 칼라일은 인수 여력과 의지 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다소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다만 외국계 펀드의 경우 밸류에이션 산정과 여러 조건 조율 측면에서 상당히 빡빡하게 진행할 여지가 있어 앞으로 양측의 주도권 싸움이 상당부분 진행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