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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크래프톤, 피어 선정 LGES와 대비되네 고밸류 무리었나, 공모가 산정 논리 보충 불가피…적정 피어 선정 관건

오찬미 기자공개 2021-06-29 13:51:2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08: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IPO(기업공개) 대어로 평가된 크래프톤과 LG에너지솔루션이 피어(비교)그룹 산정 방식과 결과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 정정요청을 받으며 상장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해 타업종에서 피어(비교) 그룹을 선정했던 게 화근이 됐다. 주관사는 게임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기 위한 논리를 펼쳤지만 금융감독원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밸류에이션 자체에 대한 지적은 아닌 만큼 기존에 제시한 35조원의 밸류를 이끌어 낼 논리 구성을 보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IPO 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피어 그룹을 보수적으로 선정하고 있는 점은 비교되는 부분이다.

◇35조 밸류 크래프톤, 32% 할인율 제시에도 정정요구 배경은

크래프톤은 6월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6월 28일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었다. 1주 당 희망 공모가액이 45만8000~55만7000원에 결정되면서 밸류가 35조735억원에 책정됐다.

공모가가 공개되자 시장 기대치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17.8~32.4% 할인율을 적용했지만 밸류에이션은 26조~28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게임산업의 미래 가치 향상을 고려했을 때 불가능한 밸류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크래프톤은 매출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에서만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차기작들이 연달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 하반기에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이 글로벌 런칭되고, 내년에 호러물로 장르를 편성한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문제는 밸류에이션 도출 논리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피어 선정 논리가 약한 고리였다. 크래프톤은 넷이즈(NetEase), 액티비전블리자드(Activision-Blizzard), EA(Electronic Arts), 넥슨(Nexon), 테이크투인터렉티브(Take-Two Interactive), 엔씨소프트, 넷마블, 월트디즈니(Walt Disney), 워너뮤직그룹(Warner Music Group) 등 총 9곳을 최종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유선 온라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으로 분류되지만, 같은 산업분류 내에서 국내 상장회사만으로는 적절한 피어 선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산업분류상 비디오 게임, 영화&TV, 음악 분야에 속한 기업으로 피어를 넓혔던 이유다.

크래프톤은 차후 영화와 드라마, 웹툰, 애니메이션 사업 등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었기에 피어를 게임업 외 업종도 포괄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피어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을 이용해 비교가치 평가법으로 공모가를 산정하면서 극단값인 최대값과 최소값을 갖는 EA와 넥슨을 제외한 7개 기업으로 P/E 거래배수 평균을 도출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미디어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한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과의 직접 비교는 다소 무리였다고 평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디어 콘텐츠에 기반해 수익이 창출되는 기업과 게임 콘텐츠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 파생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월트디즈니의 P/E가 88.8x로 높아 밸류를 높이는 데 기여한 점도 부담이 되는 요소였다.

◇LG엔솔, 피어 보수적 접근 '눈길'

올 하반기 또다른 IPO 대어로 거론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전에 피어그룹 선정을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공모가 논란을 최소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앞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IET)가 ‘따상(시초가 두 배 공모가 형성 후 상한가)’에 실패하자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선제적으로 반영해나가고 있다.

IPO 준비 과정에서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밸류에이션을 100조원까지 언급하기도 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보수적으로 공모가에 접근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EV/EBITDA를 통한 밸류에이션 산출에서 테슬라를 빼고 씨에이티엘(CATL), 삼성SDI, 비야디(BYD), 파나소닉 등 4곳을 피어로 삼았다.

테슬라의 2021년 EV/EBITDA 예상치는 108배 수준으로 거론돼 피어그룹에 포함된 4곳의 평균치인 25배를 4배 이상 상회한다. 업종 연관성이 떨어지는 테슬라를 제외하면서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찾았다는 평가다.

LGES는 테슬라를 제외하면서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즉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는 업종에 차이가 있어 피어에서 배제하며 밸류에이션을 시장 눈높이에 맞췄다. 최근 IPO 시장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면서 금융당국의 높아진 심사 잣대에 적합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피어그룹 산정 방식이 향후 주관사의 IPO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주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 사례처럼 무리한 밸류에이션 도출이 상장 일정을 늦추고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정적 변수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다른 대어급 IPO 기업들의 피어그룹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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