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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맞은 크래프톤, 금감원 '밸류' 지적은 없었다 근거 보충에 그칠 가능성…암묵적 가격조정 신호 해석도

이경주 기자공개 2021-06-30 13:06:2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6: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으면서 고평가 지적이 있었던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조정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작 금감원은 밸류를 문제 삼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현재 밸류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밸류에 대한 근거를 보충하는 수준에서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밸류 미언급이 시장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함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발행사와 주관사는 눈치껏 밸류를 낮춰야 한다.

◇주요 기관들에게 일정 재공지…“금감원, 밸류 지적 안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과 주관사단은 최근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항후 예상 공모일정을 재공지하면서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밸류 지적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감원 담당자가 밸류 때문에 정정요구를 한 것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해 줬다게 발행사측 설명”이라며 “이에 밸류 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근거를 보다 상세히 보충하는 수준의 정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밸류가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26조2590억~28조193억원이다. 국내 게임대장주인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약 18조원)을 8조~10조원 상회하는 밸류다. 크래프톤은 엔씨소프트와 비슷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밸류는 과감하게 한 차원 높게 정하면서 고평가 지적을 받았다.

이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가 밸류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금감원이 직접적으로 문제 삼지는 않은 상황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이달 25일 크래프톤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같은 달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는 효력이 정지됐다. 이 탓에 이달 28일부터 내달 9일까지 진행하려했던 기관수요예측도 연기됐다.

크래프톤은 7월 넷 째주 전후를 새로운 기관수요예측 일정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마무리하려했던 날(7월 9일)보다 일주일 이상 밀린 시점에 시작하는 일정이다. 정정신고서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공시될 수 있다.

◇암묵적 신호일 가능성도…근거 불충분 시 또 ‘정정’

다만 일각에선 정정 요구 자체가 밸류를 조정하라는 암묵적 신호일 수 있다고 본다. 금감원이 밸류를 직접적으로 문제 삼긴 애초에 어렵다. 당국이 시장자율로 정해야 하는 가격(공모가)에 개입해 질서를 흩트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사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관측이다. 크래프톤 직전 수요예측을 계획했던 SD바이오센서가 정정 요구를 받고 밸류를 대폭 낮춰 재도전에 나섰다. 금감원은 SD바이오센서 때도 밸류에 대한 지적은 별도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D바이오센서는 본래 올 6월 10~11일 수요예측을 계획했다.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밸류는 6조9229억~8조9159억원, 공모액은 1조264억~1조3220억원이었다. 하지만 직전인 6월 9일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SD바이오센서는 6월 11일 바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밸류를 4조6263억~5조3466억원으로 최초 계획보다 2조원 이상 낮췄다. 공모액도 5598억~646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오는 7월 5~6일을 새로운 기관수요예측일로 정했는데 현재까진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도 SD바이오센서 사례를 참고해 금감원이 밸류 지적을 하지 않았음에도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물론 밸류에 대한 근거 보충만으로 금감원 심사에 통과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만 금감원이 여전히 근거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판단해 또 다시 정정을 요구하게 되면 공모일정이 지속 지연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밸류 지적을 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IB들은 사실상 가격을 조정하라는 암묵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며 “발행사와 금감원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야 하는 주관사가 가장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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