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자회사 '독립경영' 예고…지배구조 현주소는 SK에너지·종합화학·루브리컨츠 등 모회사 지배구조와 '온도 차'
박기수 기자공개 2021-07-05 09:47:5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2일 16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미래 순수 지주회사로서의 전환 가능성을 드러내면서 주력 자회사들의 '독립 경영'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주력 자회사들의 현재 지배구조와 향후 상장 등이 이뤄지면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뀔 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SK이노베이션의 '순수 지주 전환' 가능성은 이달 1일 SK이노베이션이 개최한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언급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사진)은 "자금 조달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부 분사 및 기업공개(IPO)를 포함해 산하 자회사들의 지분 매각과 IPO도 고려하고 있다"라면서 "그렇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은 순수 지주회사가 되고 현재 자회사들도 점점 더 독립적으로 경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괄사장은 "산하 자회사들의 이사회 기능 역시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독립 경영'과 거리 먼 자회사들
각 자회사의 이사회를 살펴보면 아직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완벽히 '독립 경영' 체제를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SK종합화학의 사내이사인 김정수 이사와 SK루브리컨츠의 이동훈 이사, SK인천석유화학의 박기상 이사는 현재 SK이노베이션 임원진에 속해있다. 각각 SK이노베이션에서 재무1실장, 재무3실장, 세무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주요 경영 사안을 판단할 때 회사의 독립적인 판단 외 모회사의 의중도 고려되고 있는 셈이다.
각 자회사들은 작게는 2조원, 크게는 14조원이 넘는 자산규모를 보유한 초대형 기업이지만 비상장사라는 특성에 사외이사를 따로 두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상장된 SK IET의 경우 3인의 사외이사(송의영·강율리·김태현)를 선임했다.
대신 각 비상장 자회사들은 내부감사기구로 1인의 감사역을 선임했다. SK에너지는 박기상 SK이노베이션 세무전략실장이 감사역을 맡는다. SK종합화학은 김영광 SK이노베이션 재무4실장이 감사역을 맡고 있다. SK루브리컨츠와 SK인천석유화학은 각각 김영광 재무4실장과 김정수 재무1실장이 감사역을 맡고 있다. 기업 내부의 회계·재무 부문을 감시하는 감사역에도 모회사와의 연결 고리가 있는 셈이다.

◇비상장 자회사들, SK이노와 지배구조 '온도 차'
추후 지분 매각·기업공개(IPO) 등으로 각 자회사들의 주주 구성이 바뀌거나 상장 여부에 변동이 생길 경우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최근 열렸던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글로벌 기준의 지배구조 확립'을 약속하기도 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코스피 상장사로 지배구조 평가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한 장치들을 지배구조에 마련했다. 사외이사들로 이뤄진 위원회들 역시 타 상장사보다 세부적으로 갖추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실제 사업을 담당하는 각 자회사들의 이사회 구성은 이노베이션과 큰 온도 차를 보인다. SK에너지 등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들은 자산규모 수조원 급의 중대산업을 맡고 있는 회사임에도 그간 경영진 감시나 견제 차원의 내부 장치가 없었다. 물론 이들은 대부분 비상장사로 상장사만큼의 지배구조를 갖출 의무는 없다.
실제 자산총액 약 14조원(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의 SK에너지는 조경목 대표이사가 의장직을 겸임하는 구조로 SK이노베이션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대표-의장 겸임은 SK에너지 뿐만 아니라 종합화학, 루브리컨츠 등 대부분 자회사들의 공통점이다.
이사회 산하 6개의 위원회(△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전략·Risk관리 위원회 △인사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를 갖추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달리 비상장 자회사들은 한 곳의 위원회도 갖추고 있지 않다. 추후 상장 여부에 따라 세부 위원회 설치 역시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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