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테스, 또 한번 베팅 통할까 2018년 이후 주가 하락 시 활용…고객사 투자 지연 '변수', 하반기 실적 눈여겨봐야
조영갑 기자공개 2021-08-11 09:49:1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공정장비 제조사 '테스'가 자사주 비중을 끌어올린다. 이미 88만주(4.4%)가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100억원 규모의 취득 신탁계약을 맺어 추가매입에 나섰다. 주가 흐름이 저조할 때마다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던 테스의 베팅이 이번에도 성공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테스는 NH투자증권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신탁계약 목적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다. 최근 주가 수준(3만원)에서 100억원 전액을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약 33만~35만주가량을 취득할 수 있다. 이미 88만주(4.4%)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테스의 자사주 비중은 총주식수 대비 6.2% 수준까지 올라간다.

예컨대 테스는 2018년 초 주가가 4만원대에서 급격하게 하락하자 73억원을 들여 직접 30만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주가가 1만원대로 급락하자 6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다. 신탁계약 만료와 동시에 NH투자증권으로부터 약 30만주를 현물(자사주)로 받았다.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도 주가 부양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테스 주가는 지난 4월 3만7000원대까지 올랐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3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자사주 매입 방식은 지난해 3월과 유사하다. 신탁기관(NH투자증권)도 같다. 다만 취득 규모를 기존 보다 대폭 늘려 100억원으로 설정했다.
직접 매입이 아닌 신탁계약 방식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과거 경험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3월께 자사주를 직접 매입할 당시 주가는 2만3000원대였다. 하지만 매입 공시가 나간 직후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해 매입 종료일인 9월 말 1만7500원까지 하락했다. 주가 부양 효과가 전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신탁계약으로 취득한 자사주는 계약 기간 주당 1만7000원대에서 2만4000원 수준으로 가치가 올랐다.
업계에선 테스의 이번 베팅이 또 한번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관련 공시가 나간 이후 6일 현재 전일종가 대비 4.07%(1250원)가량 오르면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관건은 하반기 수주 흐름과 실적이다. 테스는 1분기 매출액 1544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대비한 주요 고객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 생산라인 투자를 확대하면서 이에 따른 '낙수효과'를 봤다.
기존 식각장비인 PECVD ACL(플라즈마 화학 기상 하드마스크 증착), 건식 가스에쳐(Gas Etcher) 등이 시안, 평택2공장 등에 인도, 설치되면서 매출액에 대거 산입됐다. 2분기 역시 관련 매출액이 산입 예정돼 있어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문제는 3분기 이후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고객사의 투자 지연으로 실적 호조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테스는 주력 증착장비를 신규 라인에 공급해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고객사 신규 투자가 미뤄지면 그만큼 실적 조정이 불가피하다.
업계 안팎에선 고객사가 신규 투자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 비메모리 라인에서 공정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신규 장비 GPE(Gas Phase Etching)가 하반기 퀄을 받으면 새 동력이 생긴다. 메모리 분야의 매출 편중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여파로)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고객사의 설비투자가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적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며, 향후 자사주 처리에 대한 문제는 아직 검토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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