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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최근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들을 과도하게 규제하기 시작한 이유독재자들의 권력 장악과 철권 통치의 방식을 정리한 넷플릭스 다큐 <폭군이 되는 법>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공개 2021-08-11 16:17:48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1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1월 앤트그룹의 IPO가 무산된 시점부터다.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했다는 시그널이 감지된 것 말이다. 그 뒤부터 최근까지 확산되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크래프톤의 상장이 예상 밖의 결과로 끝난 데에도 중국 정부의 게임 산업 규제 가능성이 큰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민감한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국가 안보론, 독과점 구조가 만들어낸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는 경제 구조 개혁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술과 제조업에 역량을 집중시키고자 한다는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확보론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한 해석들에 더해 한 켠에는 이를 매우 정치적으로 기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일들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사회적, 경제적 영향력은 물론이거니와 장기적으로 정치적인 영향력까지 가져갈 수도 있는 빅테크들을 견제함과 동시에 상대적인 박탈감과 경제적인 소외감에 빠진 대다수 중국인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계획에 따라 실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폭군이 되는 법>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새로 공개해 주목을 끈 6부작 <폭군이 되는 법>(How to Become a Tyrant)은 이러한 해석에 역사적이며 실증적인 참고 자료를 제시해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흥미롭다. 스탈린, 히틀러, 이디 아민, 카다피, 김일성 일가, 사담 후세인 등 대표적인 독재자들이 어떻게 권력을 잡고 무엇을 했는가를 보여주는 내용인데, 그 중 일부가 현 중국 상황에 딱 들어 맞기 때문이다.

우선 다큐는 성공적인 독재체제를 구축하고 폭군으로 군림하기 위한 6단계의 절차와 방식을 각 독재자들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대중의 편에 서서 권력을 잡고(히틀러), 경쟁자를 무자비하게 짓밟은 후(후세인), 공포로 통치 체계를 강고히 하고(이디 아민), 진실을 통제하면서(스탈린), 이상적인 사회 건설을 약속한 뒤(카다피), 영원히 지배할 방법을 찾는 것(김일성 일가)이다.

관련 인물과 사안별로 당시의 다양한 영상 자료들을 모아 보여주고, 자료가 없는 내용들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충실하게 재현해 주는 것이 이 다큐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그리고 그 위에 <왕좌의 게임>에서 티리온을 연기했던 배우 피터 딘클리지가 묵직한 음성의 나레이션을 깔아줌으로써 깊이를 더해준 것도 몰입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해준다.

그렇게 정리된 매뉴얼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이미 4단계까지를 완벽히 수행한 상태로 보인다. 그리고 이제 5단계로 넘어가 이상 사회 건설을 약속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약탈적 금융, 사교육 부담, 게임 중독,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 부의 불평등한 분배 등의 문제를 건드리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면서 중국인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왔다. 심지어 출산율이 급감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큰 부작용을 감내하더라도 신동방과 TAL 등 사교육업체를 비영리 법인화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공산당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다큐에는 리비아의 카다피가 석유로 벌어들인 돈을 쏟아 부어 84년부터 시작한 ‘대수로 공사’ 사례가 등장한다. 사막으로 뒤덮인 리비아 전역에 송수관을 건설해 물을 공급, 카다피는 단기적으로 대중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문제는 암석층에 있는 물의 고갈 위험을 다음 세대에게 넘긴 것이며, 부패와 부실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국부의 손실이 감추어 졌다는 점이다.

물론 과거 사례에 빗대어 지나치게 중국의 현 상황을 단순화하고 폄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산당 독재의 본질이 기존의 다른 독재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측면에서 이 다큐의 내용을 참조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중국 정부가 ‘영원한 지배’를 추구하는 다음 단계까지 곧바로 진행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넷플릭스 <폭군이 되는 법>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dpsAkaIGtzo&t=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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