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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법 시행 1년]엑셀러레이터, 벤처펀드 결성 '붐’…팔로우온엔 난색②3년 내 기업에 40% 이상 의무 투자 '한계', 대안 모색 활발

양용비 기자공개 2021-09-09 07:21:36

[편집자주]

지난해 8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이 시행된 이후 1년이 흘렀다. 벤처투자의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투자환경을 구축해 민간주도의 창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취지라 벤처생태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법이다. 더벨은 벤처투자법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벤처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6일 15: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 시행으로 변화를 가장 많이 체감하는 모험자본은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다. 액셀러레이터를 위해 추가되거나 제한된 조항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액셀러레이터가 벤처펀드를 결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다만 액셀러레이터는 벤처펀드로 ‘3년 이내 초기 창업자’에게 40% 이상 의무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벤처펀드 결성으로 대규모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초기기업 의무 투자 비율이 팔로우온(후속투자)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벤처펀드 문 열린 액셀러레이터, 릴레이 결성

벤처투자법 시행 이전 액셀러레이터는 개인투자조합만 결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액셀러레이터도 벤처펀드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수많은 초기기업에 모험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VC)의 경계를 허문다는 의미도 컸다.

벤처펀드 결성이 허용된 곳은 자본잠식률 50% 미만의 액셀러레이터다. 펀드 결성 금액이 100억원 이상이면 액셀러레이터가 펀드 결성 금액의 1% 이상을 GP 커밋(운용사 의무 출자)으로 출자해야한다.

한 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이전까지 액셀러레이터가 만든 펀드는 개인투자조합이라 규모를 키울 수 없었다”며 “벤처펀드는 법인 출자가 용이한 만큼 스케일을 키우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벤처투자법 시행 이후 액셀러레이터들은 벤처펀드 결성 릴레이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 포스텍홀딩스가 액셀러레이터의 최초 벤처펀드 ‘IMP 1호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시작으로 퓨처플레이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잇따라 벤처펀드를 결성하며 운용 펀드의 규모를 키웠다.

퓨처플레이의 경우 올해 6월 230억원 규모의 ‘퓨처플레이혁신솔루션펀드’를 결성했다. 이달 중으로 300억원 규모로 증액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멀티클로징이 진행되면 액셀러레이터가 만든 가장 큰 규모의 벤처펀드가 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7월 14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DB 컨티뉴이티 벤처투자조합 1호’를 만들었다. 스파크랩도 현재 벤처펀드 결성을 위해 자금 모집에 한창이다.

◇‘3년 이내 기업’ 의무 투자 비율 부담…팔로우온 걸림돌

액셀러레이터들은 벤처투자법이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벤처펀드를 결성할 수 있게 됐지만 ‘3년 이내 기업’에 40~50% 이상 의무 투자해야하는 조항이 오히려 팔로우온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법은 액셀러레이터가 3년 이내 초기창업자(기업)에게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규정했다. 자본금으로는 40%, 개인투자조합으론 50% 이상, 벤처투자조합으론 40% 이상을 3년 내 초기창업자에게 투자해야 한다. 벤처투자법 시행 이전까지는 초기 기업의 기준을 ‘3년 내’로 설정하진 않았다.

이 경우 투자에 수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게 액셀러레이터업계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기존에 투자했던 기업이 설립 이후 3년 이상 지나면 후속투자가 쉽지 않아지기 때문이다. 벤처펀드 결성을 추진했다가 팔로우온 문제로 취소한 액셀러레이터도 있다. 초기 기업의 기준을 ‘3년 이내’로 일률화한 것도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기술 기반의 기업들은 5년이 지나도 시드 단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3년 이내 기업으로 의무 투자를 제한하면 기술기업에 대한 액셀러레이터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년 이내 초기기업 의무투자 비율은 벤처펀드 운용에도 부담이 적지 않다. 통상적으로 벤처펀드는 법인이 출자자로 참여해 개인투자조합보다 규모가 크다. 결국 벤처펀드에 포트폴리오로 편입하는 기업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액셀러레이터가 3년 이내 초기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성공한 연쇄창업가가 아닌 이상 3년 이내 기업에 액셀러레이터가 5억원 이상 투자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3년 이내 기업으로 의무투자 제한을 걸면 벤처펀드 내 포트폴리오가 너무 많아져 기업별 사후관리도 쉽지 않아진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액셀러레이터의 초기기업 의무투자비율을 없애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종별로 의무 투자 비율을 달리 산정하는 방안이라도 검토해야한다는 의견도 거론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업계에선 이에 대한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최근엔 계열사를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해 팔로우온이 용이하도록 설계하는 액셀러레이터도 등장했다. 스파크랩이 이같은 사례에 해당한다. 스파크랩의 계열사 스파크랩파트너스는 7월 자본금을 20억원으로 증자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했다.

이는 스파크랩의 원활한 팔로우온을 위한 조치다. 액셀러레이터보다 창업투자회사가 벤처펀드 운용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이 초기에 투자하면 스파크랩파트너스가 팔로우온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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