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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움직임 잠잠한 금감원장, 본격 행보 언제쯤 나설까 원장실서 비공식 개별 미팅만, 추석 연휴 후 활동 재개 전망

김민영 기자공개 2021-09-15 07:28:52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5: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 두 수장의 엇갈린 행보가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업계와 활발한 소통에 나서고 있는 반면 행정고시 28회 동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아직까지 업계와 공개·비공개 간담회나 상견례를 하지 않고 있다.

정 원장이 취임 때부터 소통을 유독 강조한 것에 비해 보면 예상 밖 움직임이다. 그 이면에는 파생결합펀드(DLF) 소송 패소와 윤석헌 전 원장시절 불거진 내부 직원들의 반발기류 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이다. 우선순위를 이를 진화하는데 둔 모양새다.

1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 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KB·신한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 이어 오는 16일엔 은행연합회장, 생명보험협회장, 손해보험협회장 등 6개 금융협회장들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 행사를 위원장 공식 일정에 포함해 외부에 대대적으로 알렸다. 행사 자체는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간담회 후 보도참고자료 형태로 주요 의제 등을 공개했다.

반면 정 금감원장은 업계와의 공식 일정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취임 한 달이 넘도록 금감원 임원회의와 금융위 정례회의 등을 소화한 것 외엔 일정이 없다시피 했다. 외부 인사를 만난 것이라고는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 위원장과 상견례를 한 게 전부다.

정 원장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국제 기후리스크 관리모형 개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만났지만 따로 얘기를 나누거나 면담을 하지는 않았다. 당분간 업계 관계자들과의 공개·비공개 간담회 일정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이 잠행에 가까운 행보는 취임식에서 임직원들에게 금융시장과의 활발한 소통을 강조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어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선 업계에선 정 원장의 운신의 폭이 작을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파생결합펀드(DLF)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법원이 DLF 중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우리금융 측 손을 들어줬고 소송 주체인 정 원장이 오는 17일까지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지주 회장 등 업계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또 정 원장이 업계와의 소통에 앞서 '내부 단속'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윤석헌 전 원장 퇴임을 전후해 팀장급 인사 갈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여기에 DLF 패소라는 상황까지 맞아 금감원 내부는 항소 여부를 두고 또 갈등을 벌이고 있다. 책임소재를 따져 임원들의 인사까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 원장 입장에서는 내부 불협화음을 잠재우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행정소송 항소 여부를 결정짓지 않은 상황에서 손 회장을 만나면 껄끄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항소를 하든 하지 않든 결판을 내고 지주 회장들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 원장이 비공식적으로는 업계 고위 임원들과 개별적으로 면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에서 만나면 눈에 띌 수 있으니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원장실에서 금융지주 회장 등과 비공식 개별 미팅을 하고 있다고 후문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 등 업계 고위 관계자들이 원장실에서 접견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원회의에서도 업계 관계자들이 겪고 있는 금융 불편이나 규제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고 위원장이 업계와 먼저 스킨십 하도록 배려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정 원장은 지난달 6일 취임했고 고 위원장은 대통령 지명을 받은 뒤 국회 청문 절차를 거쳐 같은 달 31일 공식 취임했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상급기관이기도 하다.

어떤 경우든 정 원장의 본격적인 행보는 DLF 행정소송 항소 여부를 매듭지은 뒤가 될 전망이다. 특히 원장은 전임 원장과 달리 소통을 강조한 만큼 금융협회장이나 금융지주 회장 등을 만나 시장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추석 연휴 이후부터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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