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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완충력 다진 대한항공, 시장 수급 여건 개선 [발행사분석]공모채 2·3년물 2000억 모집…재무개선으로 등급 변동성 줄여

오찬미 기자공개 2021-09-27 10:22:3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또다시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고금리 채권에 몰리는 리테일 수요가 건재한 점은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화물 사업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실적 하방 압력을 견디면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금리 메리트 효과와 함께 재무 완충력도 탄탄해 기대감도 높다. 올해 세 번째 발행인 만큼 채권 시장에서 무난한 수요 모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 수익 효자노릇, BBB 채권 수요 '굳건'

대한항공은 다음달 7일 공모채 2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트렌치는 2년물, 3년물로 구성했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등 6곳의 증권사가 공동 대표 주관을 맡았다. 이번 공모채 발행에서 별도의 정책적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공모채 자금을 모집할 계힉이다.

올해 차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조달 시장을 다시 찾았다. 올 11월 5일 900억원, 23일 1000억원 총 19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대한항공은 5년 전 A급에서 BBB급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슈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매출이 급감해 외형이 크게 축소되자 등급이 조정됐다.

올 상반기에도 여객 매출은 3726억원으로 저조했다. 2019년 7조7675억원 수준의 매출을 감안하면 아직 실적 회복을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화물사업의 노선수익(매출)은 2조8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해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화물부문의 이익 확대 덕분에 상반기 대한항공의 연결기준 매출액도 3조8051억원을 유지할 수 있었다.

화물 부문의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간 매출 2조6000억원 보다 높다. 해외 27개국 45개 도시에 화물기 23대를 운항해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부품 등의 산업 기반 수요와 전자제품, 의류 등 소비재 수요, 신선화물, 의약품 등의 특수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77% 비중을 차지하며 수익성 제고 역할을 하고 있다.

상반기 총 매출액은 2020년 상반기(4조1023억원)와 비교해서는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951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233억원) 대비 증가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도 60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 6195억원을 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반등했다.

당분간 화물사업 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는 3분기 들어서도 이어져 누적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5000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이후에는 미주와 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여객기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돼 2023~2024년을 기점으로 매출과 영업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부문의 견조한 이익창출이 코로나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을 상당수준 완화시키면서 채권 수요를 유지하는 데에도 상당 부문 기여했다. 저금리 채권 투자에 한계를 느낀 리테일 투자자들이 BBB급 채권 투자로 발길을 돌린 가운데, 금리 메리트가 높은 BBB급 이슈어가 실적까지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IPO 공모주 우선배정을 받으려는 하이일드펀드 운용사도 BBB급 채권 수요를 탄탄히 쌓으며 투심을 뒷받침하고 있다. 공모주식 청약시 우선배정 혜택의 일몰시점이 당초 2020년에서 2023년으로 연장되면서 BBB+이하 채권이나 코넥스 상장 주식을 45% 이상, 국내 채권을 60% 이상 보유할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발행에 나섰던 두산인프라코어, 한신공영, 한진칼, DB캐피탈 등 BBB급 발행사들이 모두 미매각 없이 모집액 이상의 수요를 채운 것도 이같은 요인에서 비롯됐다. 올 7월 BBB급 회사채의 발행규모는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차입 축소, 자본시장 접근성 확대…투자엔 '신중'

대한항공은 이같은 분위기 속 공모채 모집액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활발히 발행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1000억원 안팎에 불과했던 모집액은 올해 2000억원으로 두배 늘었다. 앞서 두차례 발행에 나서서 각각 3500억원까지 증액해 총 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자본시장 접근성을 크게 개선한데다 기간산업안정화기금 등 2조원 등 정책적 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점은 대한항공의 재무 완충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 선점을 위해 그동안 연기됐던 항공기 투자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기조 역시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서도 총 인수금액 1조8000억원 중 이미 1조원의 자금이 투입돼 추가 자금투입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해 유상증자와 사업부 매각으로 2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고 올 3월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1조8000억원)을 크게 초과하는 3조3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의 매각도 연내에 마무리 해 유동성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이연과 자본확충으로 차입금 규모가 축소되면서 재무구조는 상당 부문 개선한 상황이다. 올 6월말 순차입금은 10조4000억원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대비 4조3000억원 가량이 줄었다. 실질적 차입 성격의 신종자본증권과 계열사 지급보증을 포함한 조정순차입금도 11조3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2019년말 대비 5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달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안정적' 등급 전망을 획득하며 등급 변동 불확실성에서도 벗어났다. 아직 한신평과 나신평 등 신용평가사 2곳은 BBB+ 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부정적 검토 워치리스트(Watchlist)에서 해제된 후 신용등급 하향 압박으로부터는 한숨 돌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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