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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대우조선 하도급 분쟁 '일부승소' 공정위, 2019년 ‘부당 갑질’ 시정명령…법원, 쟁점 대부분 대우조선 ‘손’

김규희 기자공개 2021-10-05 07:31:04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1일 16: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하도급 분쟁 관련 행정소송에서 일부승소했다.

공정위는 2019년 대우조선이 계약서도 없이 부당하게 낮은 하도급 대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1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었다. 하지만 법원은 공정위 주장과 달리 하도급 계약이 대우조선에 유리하게 일방적으로 결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1일 금융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6-3부(재판장 홍성욱 부장판사)는 지난 7월 대우조선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하도급대금 갑질을 이유로 대우조선에 내려진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이 취소됐다.

이번 사안은 공정위가 지난 2019년 2월 대우조선이 사내 하도급업체에 계약서 없이 작업을 맡기고 부당하게 하도급 대금을 깎는 ‘갑질’을 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1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대우조선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27개 하도급업체에게 해양플랜트 및 선박 제조를 위탁하면서 부당한 대금 지급을 했다고 봤다. 당시 거래 조건을 기재한 계약서면 총 1817건을 하도급업체가 작업에 착수하기 전까지 발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성 시수를 적게 배정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낮은 하도급 대금을 줬다는 주장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관련 계약서에는 2015년부터 수정·추가 작업이 발생하더라도 총 계약금의 3% 이내에서는 차액을 정산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었다. 하도급 업체 대표이사 개인에게 연대 보증을 요구하는 부당 특약도 설정했다.

하지만 당시 대우조선은 공정위 판단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펼쳤다. 서면 미교부에 있어서는 미흡한 부분을 인정했지만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 부당 특약은 없었으며 부당하게 대금을 깎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은 2013년에도 공정위로부터 부당 납품단가 인하를 이유로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받았다가 행정소송을 제기한 끝에 2017년 12월 최종 승소한 바 있는데 ‘하도급 갑질’ 사안은 과거 사례와 유사해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2019년 4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계약서 미교부 사안에 있어 대우조선의 서면발급의무 위반을 이유로 공정위가 행한 시정명령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에 대한 과징금납부명령은 위법한 것으로 보고 전부 취소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그 기준이 된 하도급계약의 성격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았다는 등 이유에서다.

주요 쟁점이 된 ‘부당 하도급대금’ 관련 사안에서도 법원은 대우조선의 손을 들어줬다. 대우조선은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낮은 하도급대금을 지급했다’는 공정위 판단과 달리 사전에 수급사업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시수 및 임률단가를 합의하는 등 일방적으로 단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수급사업자들은 주간공정회의, 월말 정산협의 등을 통해 실행된 물량에 대해 협의가 가능하고 수정요청에 따른 시수 배정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상세작업내역서에서 작업내용, 인정된 물량, 계약금액 등 하도급대금을 알 수 있는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춰 수급사업자들이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합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하도급대금이 지나치게 낮게 계산되었다는 공정위 판단도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본공사의 능률에 비해 수정추가공사의 능률이 낮다는 것이 곧 수정추가공사의 하도급대금이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게 결정된 것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가 대우조선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로 하도급대금을 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이를 근거로 한 시정명령과 공표명령, 과징금납부명령 모두 위법한 것으로 결정됐다.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 수급업체 대표이사에게 연대보증 부담하게 한 사안은 적법한 것으로 결론났다. 오히려 수급사업자가 연대보증 약정을 통해 매출 및 이익 증가로 이득을 볼 수 있고 하도급계약이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이익이 증가해 사실상 대표이사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부당한 특약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았다.

다만 3% 이내 대금 미정산 약정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한다고 봤다. 통상 선박 또는 해양플랜트 건조 공사 특성 등에 비추어 실제 공사대금이 총계약금보다 적은 경우가 드문 만큼 하도급업체에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 측은 항소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공정위 소송대리인은 지난 8월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대우조선 측 역시 소송 결과를 받아본 뒤 상고를 결정하고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후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짧게 말했다.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둔 산업은행 역시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라는 개별 회사의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며 “이에 대해 산업은행이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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